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청년 기업 혁신제품 구매 활성화로 공공조달시장 진입 돕겠다”

입력 | 2022-02-09 03:00:00

김정우 조달청장 인터뷰



김정우 조달청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요소수 사태는 아주 뼈아픈 경험이었다”며 “앞으로는 해외 공급원을 적극 발굴하고 계약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사회경제적 혼란을 방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조달청 제공


“청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도록 공공조달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이 경제활동의 시작 단계에서 코로나19를 맞아 취업과 창업, 사업체 운영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청년기업에 혁신 제품 구매 예산의 일정 부분을 할애하고 벤처나라 등록 시 가산점 부여로 공공조달 시장 진입을 용이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올해 ‘완전한 경제 회복과 미래를 준비하는 공공조달’을 슬로건으로 △경제 활력 △국민 안전 △미래 대응 과제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또 요소수 등 긴요한 해외 물자가 수급 차질을 빚지 않도록 공공조달의 역할을 강화하기로 했다. 자율좌석제 시행과 종이 없는 사무실 구현 같은 조직문화 혁신은 올해도 계속된다.

―코로나19로 청년층이 어렵다.

“공공조달이 청년층에 눈을 돌려야 한다. 혁신 제품 구매 예산(465억 원)의 10% 이상을 청년기업에 연계해 지원하겠다. 중소·벤처기업 전용 쇼핑몰인 벤처나라 등록 가점(1점)도 제공해 청년기업의 공공조달 시장 진입을 독려할 계획이다. 해외 조달 분야에 대한 전문 청년인력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

―공공조달 예산의 63%를 상반기에 집행한다는데….

“상반기(1∼6월) 조달 계약 전망치인 54조4000억 원 중 63%인 34조2000억 원을 조기 집행한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집행액 27조1000억 원보다 7조1000억 원(26%)이 늘어난 것이다. 상반기 조달을 요청하는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조달 수수료를 최대 10%까지 할인해주는 조기 집행 독려책도 마련했다.”

―‘혁신 조달’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는가.

“청장 부임 이후 혁신 조달 정책을 확산시키는 데 집중해 왔다. 우수한 지역 창업·벤처 기업 육성을 위해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기타 기관 등 35곳과 업무협약을 맺거나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해까지 968개의 혁신 제품을 지정했고 232개 제품을 시범구매 대상으로 선정했다. 올해에는 혁신 제품 시범구매 예산 465억 원을 활용해 혁신 성장을 지원하겠다.”

―말 그대로 혁신적인 제품들이 나오고 있는지 궁금하다.

“혁신 제품이란 기술의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여러 조건 때문에 조달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제품을 말한다. 우리는 신제품 스카우터를 통해 혁신 제품을 찾아낸다. 지난해 혈액 내 존재하는 암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기인 진캐스트, 화재 징후를 초기에 감지하는 토브넷 등 많은 혁신 제품을 발굴했다. 조달청이 혁신 제품으로 지정하자 공공기관들이 도입을 약속했고 그 영향으로 민간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 이제 조달청이 피동적으로 공공기관의 물자 수급을 돕는 역할을 벗어나 경제 혁신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요소수 사태 같은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아야 할 텐데….

“정부는 원자재 비축 기능을 통해 사회경제적 혼란에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 요소수 부족 사태를 통해 그 중요성을 실감했다. 이에 따라 물자의 해외 도입 소요 일수를 35일에서 10일로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긴급소요자금(481억 원)을 확보해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높였다. 요소수 사태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

―차세대 나라장터 재구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4년 개통을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 조달의 획을 긋는 사업이다. 새 나라장터는 정보통신기술(ICT) 신기술에 기반을 두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입찰·계약 정보를 분석하고 지능형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전자문서 위조 및 변조 방지 시스템을 강화한다.”

―조달청이 도입한 ‘스마트오피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앙부처 가운데 최초로 신기술서비스국 4개과에 도입했다. 자율좌석제로 이제 직위에 관계없이 아침에 일찍 온 직원이 일할 자리를 선택한다. 사무실 중간에 카페 분위기의 오픈커뮤니티를 마련했다. 이와는 별도로 ‘디지털 우선(Digital First)’ 정책으로 종이 보고서를 점차 없애고 있다. ‘직장 내 갑질 금지’를 나타내는 그림을 탁상 달력에 반영하고, 갑질과 성폭력 모바일 신고 창구인 ‘리슨 투 미’를 운영 중인데 모두 젊은 직원들의 제안을 수용한 것이다. 수직적 공직문화는 수평적으로 바뀌고 있다. 결국 이런 변화가 업무의 자율성과 효율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취임 직후부터 ‘따뜻한 조달’을 강조해 왔다.

“공공조달의 온기가 중소기업, 근로자, 하청기업에까지 전해지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중소 조달기업의 각종 수수료를 줄여주고 창업, 벤처, 여성, 장애인, 사회적기업 등 상대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쪽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공공조달이 혁신을 넘어 약자를 보듬고 포용해야 한다고 믿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