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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설레는 #17금 “아슬아슬 웹툰 찾습니다”

입력 | 2022-02-09 03:00:00

성인용보다 수위 낮은 로맨스 인기
카카오-네이버웹툰 공모 잇달아




#치명적 #설레는 #17금

카카오웹툰이 7일부터 진행 중인 ‘어른 로맨스 공모전’에 붙은 해시태그다. 키스나 포옹처럼 남녀 간의 스킨십은 등장하지만 성애(性愛) 중심의 성인용 작품은 아닌 이른바 ‘17금 로맨스’가 대상이라는 것. 신분을 초월한 사랑을 하는 사극 로맨스, 회사에서 벌어지는 오피스 로맨스 모두 응모 가능하다. 박계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웹툰 PD는 8일 “웹툰 시장 규모가 급성장하면서 독자들의 취향이 점점 세분되고 있다”며 “로맨스의 주요 독자인 20, 30대를 사로잡기 위해 17금이라는 연령 등급을 내세워 공모전을 열었다”고 했다.

최근 대형 웹툰 플랫폼들이 이른바 ‘17금 로맨스’ 공모전을 잇달아 열고 있다. 그동안 웹툰 공모전은 사극처럼 시대적 배경을 정하거나 개그, 스포츠 등 특정 소재를 제시한 경우가 많았다. 연령 등급을 앞세운 공모전은 이례적이다.

네이버웹툰이 지난달 31일부터 열고 있는 ‘매운맛 로맨스’ 공모전은 치명적인 캐릭터와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내세웠다. ‘17금’이라는 해시태그도 달았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최근 성숙한 분위기의 로맨스 작품에 대한 갈증이 큰 상황이어서 학원물이나 청춘물과는 차별화하기 위해 ‘매운맛 로맨스’라는 새로운 명칭을 만들었다”고 했다.

웹툰 플랫폼들이 이런 공모전을 여는 건 17금 로맨스 작품이 잇달아 화제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사내연애를 다룬 웹툰 ‘내일도 출근!’은 2년여 만에 1억5000만 회, 첫사랑과의 재회를 다룬 웹툰 ‘사귄 건 아닌데’는 9400만 회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다.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진 20대 여성이 등장하는 웹툰 ‘알고 있지만’(사진)은 지난해 동명의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일부 소형 플랫폼들은 성인용 웹툰을 통해 화제를 끌고 조회 수를 높인다. 이에 비해 대형 플랫폼은 성인용 작품을 유통하기 쉽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용자가 많고 기업에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도 커 논란을 야기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웹툰은 ‘어른로맨스 공모전’에서 작품이 과도하게 선정적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면 뽑지 않는다고 밝혔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수위가 높은 작품이 많이 유통돼 15세 관람가를 유치하다고 여기는 성인 독자가 증가나면서 벌어진 현상”이라며 “취향이 세분된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 콘텐츠 업계는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