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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규 확진자 5만명대 중반 폭증…진단검사도 과부하

입력 | 2022-02-09 03:00:00

정은경 “거리두기 체제 개편 검토”




나란히 서서 각자 검체 채취 8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경기장 내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나란히 서서 각자 자가검사키트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3일부터 달라진 검사 방침에 따라 밀접접촉자, 60세 이상 등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이 아닌 사람은 선별진료소에서도 자가검사키트로 검사를 하고 있다. 대전=뉴스1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는 가운데 9일 오전 발표될 확진자 수는 5만 명대 중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8일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잠정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4만9000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가 하루 5만 명을 넘어서면 산소마스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중등도 병상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일반 병상에서도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지속계획(BCP) 가이드라인’을 일선 의료기관에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음압격리 치료 원칙의 중단을 시사한 건 처음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확진자의 격리 기간을 줄이고, 코로나19 환자의 일반 병상 치료를 검토하는 등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체제를 개편할 뜻도 내비쳤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8일 국회에 출석해 “오미크론 변이는 전파력이 높고 발병 전부터 전염력이 강해 거리 두기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며 “비용 대비 효과와 문제점을 고려해 정책 개편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모임 인원 6명, 식당 카페 영업시간 오후 9시로 제한한 지금의 거리 두기를 20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이날 정부는 7일 발표한 ‘오미크론 변이 대응방안’의 추가 조치를 내놨다. 9일부터 백신 미접종자의 확진 후 격리 기간을 현행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다중이용시설의 출입자 명부 관리를 중단하고,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으면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도 먹는 치료제를 처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진단검사도 과부하… 양성률 30% 넘자 ‘5개씩 검사’ 방법 한계

[오미크론 대확산] 하나라도 양성이면 모두 재검사
유증상자 등 개별검사 전환 검토… 하루 검사가능 건수 줄어들듯
신속항원검사 도입후 대기 늘어 문자로 받은 음성확인도 효력 인정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현장의 첫 단계인 진단검사에서부터 과부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선 선별진료소에서는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한 신속항원검사가 도입된 뒤 오히려 대기 인원이 늘고, 하루 검사건수도 줄어들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 양성률 증가에 검사 지연 우려
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국내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은 30.7%로 집계됐다. 선별진료소에 방문해 검사를 받은 사람 3명 중 1명이 확진된 것이다. 검사 양성률은 지난달 1%대까지 떨어졌으나 3일 처음 10%를 넘긴 이후 매일 치솟고 있다.

방역당국 안팎에선 검사 양성률 증가에 따라 기존 검체 분석 방식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 검체를 5개씩 묶어 분석하는 ‘풀링 검사’ 기법을 쓴다. 양성률이 낮을 때는 이 방식이 검사 효율을 높인다. 하지만 검체 5개 중 하나라도 양성이 되면 모든 검체를 일일이 다시 분석해야 해 지금 상황에선 맞지 않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검사 방식을 바꿀지 고민하고 있다. 유증상자, 밀접접촉자 등 양성률이 높은 집단은 개별검사를 시행하고, 선제검사 대상자 등 양성률이 낮은 경우에만 현재 풀링 검사를 유지하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검사 방식이 바뀌면 현재 하루 85만 건을 처리할 수 있는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바뀐 검사에 더 길어진 대기줄
전국 선별진료소에서는 3일부터 밀접접촉자와 60세 이상 등만 PCR 검사를 하고, 나머지 인원은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오히려 혼잡도를 높인다는 반응이 나온다.

7일 찾아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자가검사키트 검사를 마친 시민 40여 명이 검사소 내 대기 공간에 앉아 있었다. 이들은 “음성입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나올 때까지 15분 정도 기다리다가 종이로 된 음성 확인서를 받아 검사소를 떠났다. 검사 후 즉각 검사소를 떠났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한정된 공간에 대기자가 많아지다 보니 검사할 수 있는 인원이 더 줄었다. 해당 검사소에서 8차례 검사를 받은 어린이집 교사 전모 씨(26·여)는 “오늘 검사받는 데 1시간 20분 걸렸다”며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해도 검사 시간이 줄지 않았다”고 말했다.

혼잡도 증가에 따라 하루 검사 건수도 줄었다. 서울광장 검사소 관계자는 “검사 체계가 바뀌기 전엔 하루 2000명 정도 검사했지만 최근엔 1300∼1400명 정도만 검사 중”이라며 “자가검사키트 검사가 시작되면서 정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음성확인서 발급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문자메시지로 발송한 음성확인 내용의 효력도 인정하기로 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