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방역 성적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아온 일본과 이스라엘이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인해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국가인데도,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사망자, 일주일만에 2.4배 증가…백신 빨랐던 이스라엘 ‘쩔쩔’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에 있는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인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코로나19 중환자와 위중증 환자 집중치료실에서 의료진들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뉴스1 © News1
오미크론이 아무리 치명률이 낮더라도 확진자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면 그에 비례해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이다. 한국 인구의 2.5배인 일본은 지난해 10월 초 신규 확진자가 1000명대로, 2000명대인 우리나라 절반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연말부터 확진자가 급증했다. 일본 공영방송사 ‘엔에이치케이(NHK)’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6만8039명 발생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는 전날(6일)보다 약 1만명 감소한 규모지만, 사망자는 113명으로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1월 31일) 47명과 비교해 약 2.4배로 늘어난 것이다. 일본은 지난 5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었다. 신규 확진자 규모가 절대적으로 커지다 보니 사망자도 덩달아 늘어난 셈이다.
이스라엘은 백신 1~2차 접종은 물론 3차접종(부스터샷)을 가장 빨리 진행한 국가다. 특히 의료진과 60세 이상 고령층은 4차접종까지 이뤄졌다. 이스라엘 코로나19 사망자 상당수가 예방접종 완료자인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접종 효과가 떨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1주간 15→36명…확진자 급증하면 젊은층도 위험
대구 수성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앞에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대기하는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뉴스1 © News1
우리나라도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감소세를 보이던 사망자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1월 26일~2월 8일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추이는 ‘1만3008→1만4514→1만6093→1만7511→1만7526→1만7077→1만8340→2만268→2만2907→2만7438→3만6346→3만8690→3만5286→3만6719명’을 기록했다.
지난 8일 0시 기준 사망자는 36명이다. 일주일 동안 150명이 목숨을 잃어 주간일평균은 21명이 됐다. 최근 2주간 사망자는 ‘32→34→24→34→20→23→17→15→25→24→22→15→13→36명’ 순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2월 말 일일 신규 확진자가 13만~17만명 발생할 것으로 7일 예측했다. 지금보다 확진자 규모가 3~5배로 커지는 만큼 사망자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방역당국은 먹는약 처방 대상을 확대하고, 사망 위험이 높은 60세 이상 고령층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의료체계를 가동 중이다.
2월 말과 3월 초 신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우리나라는 고령층 외에 젊은 층에서도 사망 또는 위중증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젊어도 확진자가 많아지면 위중증으로 가거나 목숨을 잃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며 “안타까운 고등학생 사망 사례가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층만 고위험군으로 보고 집중적으로 관리하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