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티켓, ‘반짝’ 현수막…호남행 ‘윤석열차’ 선거법과의 전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왼쪽)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봉래동 서울역에서 귀성길 명절인사를 하고 있다. 2021.9.19/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정책 홍보 차량인 일명 ‘윤석열차’ 티켓이 유료로 판매된다. 정책 홍보용 현수막은 열차가 출발하기 전 잠시 펼쳐놨다가 출발 시 접어서 객실 안으로 들이기로 했다.

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번 윤석열차 기획을 맡은 이준석 대표 측과 당 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는 열차 운행이 공직선거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도록 막바지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는 11일 천안역에서 출발하는 윤석열차는 2박3일 일정으로 호남 전역을 훑을 예정이다.

앞서 이 대표 측은 선거법상 정책 홍보 차량 운행이 가능한지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했고 허용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당이 가장 먼저 신경 쓴 부분은 사전 선거운동 금지 조항. 위반 소지를 피하기 위해 열차 운행 목적을 선거 운동이 아닌 ‘정책 설명회’로 했다.

선거법 254조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2월15일~3월8일) 전에 선거운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위반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호남방문 둘째날인 23일 오전 광주 북구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공사 현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1.12.23/뉴스1

당은 또 같은 맥락에서 후보의 이름이 열차명에 반영됐을 때 법적 시비가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열차명을 윤석열차가 아닌 ‘열정열차’로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법상 기부행위를 제한하는 규정(제113~115조)에 따라 열차 티켓은 유료로 판매한다.

당 관계자는 “각 지역 당협에서 기차를 탑승을 희망하는 인원을 대상으로 신청 받을 것”이라며 “코레일 운임표에 따라 타는 구간마다 실비를 징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와 이 대표, 대변인단, 국민의힘 의원, 당협위원장, 행사를 준비하는 실무자 등 당 관계자는 별도의 티켓 구매 없이 열차에 탄다.

현수막 설치도 제한된다. 선거법 90조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시설물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 관계자는 “현수막을 부착한 상태로 기차가 달리면 안 된다”며 “출발하기 전에 기차 앞에 펼쳐놓고 사진 촬영을 한 뒤 기차가 출발하면 내부에 붙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호남방문 이틀째인 23일 오전 광주 북구 인공지능 집적단지 조성공사 현장을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2.23/뉴스1

당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접어드는 2차 열차 운행 기간(26~28일)에는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방침이다. 윤 후보는 이 기간 경상권을 방문할 예정이다.

윤석열차는 11일 천안역에서 출발해 홍성과 대천, 군산 익산역을 지나간다. 12일엔 전주와 남원 순천, 여수를 들러 13일 전남 보성과 광주송정, 무안, 목포를 훑는다.

11일 오후 4자 TV토론회가 예정된 윤 후보는 11일 오전 천안역에서 열차 출발을 마중 나가거나 토론회를 마치고 12일에 합류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하고 있다.

방문 지역마다 ‘맞춤형 공약’ 문구가 적힌 옷을 입는 ‘레터링룩 퍼포먼스’와 대변인단의 정책 설명회, 지역 주민 인터뷰, 미니 토론배틀·간담회 등을 준비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