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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넷플릭스, 국내 등급분류 없이 버젓이 한국어 서비스

입력 | 2022-02-09 08:53:00

중국판 넷플릭스 ‘아이치이’(iQIYI)가 국내 등급분류 없이 한국어 콘텐츠를 제공 중인 모습. (아이치이 앱 화면 갈무리)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는 ‘아이치이’(iQIYI)가 국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제도를 거치지 않고 한국어 서비스를 제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에서는 규제 역차별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OTT 플랫폼 아이치이는 한국어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포스터, 자막을 제공 중이지만 국내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 제도를 거치지 않고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실제 중국 드라마 ‘일섬일섬량성성’의 경우 영등위 등급분류를 거치지 않은 채 서비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드라마는 국내 등급분류 기준에는 없는 13세 이상 이용가로 제공되고 있다. 해당 드라마에 대한 감상평은 국내 블로그나 중국 드라마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역시 해당 드라마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 중이다.

이는 글로벌 OTT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역시 마찬가지다. 이르면 연내 국내 정식 진출이 예상되는 아마존 프라임에서도 한국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 드라마 ‘더보이즈’ 등은 자체 등급분류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OTT 콘텐츠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영비법)에 따라 사전에 영등위로부터 등급분류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영상물 유통이 급증하고 있는 반면, 처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 국내외비디오물 등급분류소위원회 위원은 총 19명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내 OTT 업체들은 적시에 콘텐츠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 역차별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영등위 등급분류로 인해 국내 사업자들은 콘텐츠를 적시에 서비스하지 못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글로벌 OTT 플랫폼은 규제 공백을 활용해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영상물을 서비스하고 있다”며 “이는 낡은 규제로 인해 발생한 명백한 역차별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행 등급분류제도 대신 자체등급분류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OTT 업계는 ‘자율등급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사전등급분류제 대신 게임 업계처럼 자율등급제를 도입, 심의 지연 문제를 해소해 콘텐츠를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관련 법안은 부처 간 이견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5월 자율등급제 도입을 담은 영비법 개정을 입법 예고했지만, 법제처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발의한 영비법 개정안 역시 국회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영등위 관계자는 “해외 OTT 서비스들이 국내 등급분류제를 거치지 않은 채 서비스를 하고 있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법적인 부분을 고려했을 때 해당 서비스들에 국내 등급분류를 적용했을 때 사회적 효익이 있는지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자율등급제 법안이 현재 발의돼 있는데 영등위 입장에서는 국내 OTT 산업이 부흥할 수 있도록 해당 법률이 통과되면 이에 맞게 조직을 정비하고 장애 요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