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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중형 포맷 카메라의 새 기준, 후지필름 GFX50S II

입력 | 2022-02-09 11:24:00


카메라의 규격은 크기가 아닌 센서 사이즈로부터 비롯된다.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소형 미러리스 카메라부터 올림픽 경기장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는 절대 다수가 소형 카메라다.


카메라에 탑재된 센서 사이즈가 25.1x16.7밀리미터(mm)인 APS-C(Advanced Photo System Type-C) 혹은 35mm 필름 사이즈와 동일한 크기의 센서를 갖춘 36x24mm 풀프레임 센서라서다. 센서 사이즈가 56x42mm인 645 필름이나 60x60mm 등 35mm 필름보다 더 큰 규격을 장착하면 중형, 102x127mm 이상의 필름을 사용하면 대형 카메라로 분류한다. 따라서 풀프레임 카메라에 16kg이 넘는 1200mm급 초중량 렌즈를 부착하더라도 원칙상 소형 카메라로 분류하고, 중형 카메라에 80mm 렌즈만 달아도 중형은 중형이다.


후지필름의 중형 카메라, GFX50S II <출처=IT동아>


물론 디지털 시대에 와서는 이 기준이 조금씩 바뀌었다. 카메라 센서는 크기가 커질수록 단가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므로, 과거 필름 시대의 규격을 그대로 카메라 센서 사이즈로 쓰기 어렵다. 1975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한 지 50여 년이 됐지만, 아직도 4x5인치의 대형 필름을 디지털로 구현하지 않는 것도 디지털 센서의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센서는 무조건 크기를 키우지 않고, 비율은 유지하면서 최적의 센서 사이즈를 적용하는 방향으로 발달하고 있다. 2017년 처음 공개돼 중형 카메라 시장의 대중화를 개척한 후지필름의 GFX 시리즈도 최적화라는 맥락에서 등장한 중형 카메라다.

중형 카메라 시장의 대세, 후지필름 GFX 시리즈

GFX50S II는 디지털 백 스타일에서 조금 더 후지 미러리스 스타일로 바뀌었다 <출처=IT동아>

후지필름 GFX 시리즈는 35mm 풀프레임보다 약 1.7배 큰 43.8x32.9mm 센서가 적용된 중형 카메라다. 2017년 GFX50S를 시작으로 경량 버전인 GFX50R, 1억 화소 버전인 GFX100으로 라인업이 나뉘었고, 적외선 특수 촬영을 위한 GFX100 IR과 1억 화소 경량 버전인 GFX100S까지 다양한 중형 카메라 선택권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해 11월에는 첫 모델인 GFX50S 시리즈를 더욱 발전시킨 GFX50S II를 선보여 중형 카메라 시장의 표준 모델 정립에 나선 상황이다. 더욱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과 고성능을 갖춘 GFX50S II를 들여다본다.

센서 크기는 35mm 풀프레임보다 약 1.7배 큰 43.8x32.9mm다. <출처=IT동아>


후지필름 GFX50S II는 전작과 동일한 5천140만 화소 43.8x32.9mm 센서를 갖춘 중형 카메라다. 기록 화소 수는 4:3 비율에서 8256x6192픽셀, 3:2 비율일 때 8256x5504픽셀이며, 감도는 표준 ISO 100-12800, 확장 ISO 50-102400까지 지원한다. 화상 처리 엔진은 X-프로세서 프로에서 X-프로세서 4로 변경됐다.


센서 성능만 놓고 본다면 큰 차이가 없지만, 이외의 활용도나 디자인, 편의성은 완전히 바뀌었다. 전반적인 외관은 보디가 두꺼운 디지털 백 스타일에서 GFX100S와 비슷한 DSLR 스타일로 바뀌었고, 상단 디자인을 더욱 간결하게 바꾸면서 1.8인치의 더 큰 서브 모니터를 탑재했다. 조작은 전면 다이얼과 후면 다이얼, 파인더 옆 모드 다이얼을 통해 조작하는 데, 익숙해지니 큰 불편함은 없다.

세 방향 틸트 디스플레이는 그대로 탑재됐으며, 뷰파인더는 일체형으로 바뀌었다. <출처=IT동아>


디스플레이는 위, 아래, 오른쪽으로 꺾이는 세 방향 틸트 기능을 지원하는 3.2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탑재됐고, 상단에도 4:3 비율의 303x230 화소의 흑백 LCD 모니터가 탑재됐다. 흑백 모니터는 색상 반전을 통해 백라이트 기능을 실현하며, 상태 표시와 촬영 설정 표시, 히스토그램 설정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는 뷰파인더 교체 기능이 제외됐고, 마이크 및 이어폰, USB C형 단자, 마이크로 HDMI, 싱크로 터미널 단자, 리모트 단자가 있다. 저장 장치는 최대 2TB 용량의 UHS-II SDXC를 지원하는 슬롯 두 개가 있고, 배터리는 GFX100S와 호환되는 NP-W235를 지원한다.

5축 보정 흔들림 방지, 완성도까지 끌어올리다

후지필름 GFX50S II에서 가장 인상적인 기능은 센서 판형이나 이미지 품질보다도 이미지 센서 시프트 방식의 5축 보정 손떨림 방지 기능이었다. GF63mmF2.7 R WR 렌즈 장착 시 CIPA(일본 사진영상기기연합) 기준 최대 6.5스탑 가량의 손떨림 방지를 지원하는데, 실제 촬영에서 이 기능의 유무가 매우 큰 차이를 보여주었다. 원래 사진은 화소 수가 높아질수록 기록 중에 이미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고, 기본 체급이 큰 중형 카메라라면 풀프레임보다 더 흔들림에 주의해야 한다.

필름 시뮬레이션: 스탠다드. <출처=IT동아>


필름 시뮬레이션: Pro Neg. Std. <출처=IT동아>


필름 시뮬레이션: 스탠다드. <출처=IT동아>



하지만 강력한 손떨림 방지 기능 덕분에 1/40초 가량의 느린 셔터 속도에서도 사진에 흔들림이 없었고, 흔들린 사진의 비율도 전체 촬영 중 10%가 되지 않았다. 이 기능 덕분에 중형 포맷인 GFX50S II를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의 스냅 촬영처럼 운용할 수 있었다.


대신, 삼각대를 활용하는 조건이라면 5축 손떨림 방지 기능이 역효과를 낸다. 삼각대를 활용한 촬영은 카메라가 완전히 정지하고 있는 상태인데, 손떨림 방지 기능이 동작하면 도리어 사진이 흔들린다. 중형 카메라가 풍경이나 기록 등에 주로 사용되는 카메라인 만큼, 사용자가 직접 손떨림 방지 기능을 끄는 등의 주의가 필요하다.

필름시뮬레이션: 스탠다드 <출처=IT동아>


실내임에도 f/8.0, 1/40초, ISO 320으로 촬영하고도 흔들림이 없었다. 이미지 품질 역시 상당히 좋은 편이다. <출처=IT동아>


이미지 품질과 노이즈 성능은 탁월하다. 디지털 사진의 품질은 기록 화소수, 그리고 판형의 크기가 결정짓는다. 작은 센서에 고화소를 밀집하면 그만큼 저조도로 갈수록 받아들이는 광량이 부족해 노이즈가 많이 발생하고, 화소수가 낮으면 이미지의 선명도가 떨어진다. 최적점이 적용되어야 안정적인 결과물을 얻는다.


GFX50S II는 중형 포맷의 큰 판형 크기로는 무난한 밀집도인 5천140만 화소를 적용해 35mm 결과물보다 훨씬 노이즈가 적게 발생한다. 게다가 사용자가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하지 않는다면, 대체로 흔들림 없는 수준까지 셔터 속도가 낮아진 상태를 유지하면서 ISO가 낮아지는 편이어서 노이즈 개입도 적다.

필름 시뮬레이션: Pro Neg. Std. <장소제공=스노우폭스 플라워>


필름 시뮬레이션: Pro Neg. Std. <장소제공=스노우폭스 플라워>


필름 시뮬레이션: Pro Neg. Std. <장소제공=스노우폭스 플라워>


필름 시뮬레이션 : ASTIA 소프트. <출처=IT동아>


후지필름 고유의 필름 시뮬레이션도 전작의 15개에서 4개가 추가된 19개로 늘어났다. 새롭게 추가된 필름시뮬레이션 모드는 클래식 네거티브, 노스텔직 네거티브, 이터나(ETERNA)/시네마, 이터나 블리치 바이패스다. 필름 제조사가 내놓은 필름 시뮬레이션인 만큼, 단순한 필터 기능보다는 훨씬 깊이있는 색감을 제공하며, 누구든지 쉽게 특색있는 화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영상용 필름이었던 ‘이터나’를 재현한 필름 모드는 GFX50S II의 FHD 영상 기능과 조합하기 좋다.

이미지 촬영 원본, 암부간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출처=IT동아>


RAW 촬영으로 이미지를 보정한 예시. <출처=IT동아>


후보정 측면에서도 만족스럽다. 근래에 출시된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는 일반 사용자용 수준에서는 충분한 수준의 후보정 데이터를 제공하며, GFX50S II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 다이내믹 레인지 100%, 200%, 400%의 브라케팅 촬영을 적용해 한 번에 다양한 표현력이 반영된 사진을 촬영할 수 있고, 촬영물을 겹치는 방식으로 2억 화소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픽셀 시프트 멀티 샷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문가의 활용을 상정한 중형 카메라 답게, 촬영자 본인의 입맛대로 촬영 기능을 적용하자.

우수한 가격대 성능비, 만족스런 품질

후지필름 GFX50S II는 중형 카메라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지금도 풀프레임 중형 포맷 센서를 탑재한 중형 카메라는 보디만 최소 천 만원에서 7천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많다. 이런 제품들은 대중을 위한 제품이라기보다는 초고화소가 필요한 예술 사진 및 상업 사진 등의 전문가를 위한 제품이다.


한편, 후지필름 GFX50S II는 풀프레임 35mm 센서보다는 큰 센서를 활용해 중형 카메라가 필요한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490만 원대라는 합리적인 가격대와 우수한 품질을 제공한다. 중형 카메라가 필요한 박물관이나 예술 분야 등의 기록 사진이나 일반 상업 사진 시장에서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은 후지필름 GFX50S II가 유일하다. 심지어는 고성능 35mm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몇백만 원 저렴한 수준이다.

2022년 기준, 500만 원 이하의 중형 카메라는 후지필름 GFX50S II가 유일하다. <출처=IT동아>


특히나 가격만큼은 칼을 갈고 나왔다. 2017년 처음 출시된 GFX50S의 출시가는 약 790만 원대였고, 이마저도 중형 카메라로는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4년 만에 출시된 GFX50S II는 활용도와 성능은 끌어올리면서도 가격은 490만 원대로 낮아져 가격대 성능비가 크게 진보했다. 새로 추가된 GF35-70mmF4.5-5.6WR를 포함하더라도 550만 원대다. 중형 카메라가 필요한 선택지라면 GFX 50S II보다 합리적인 선택지는 당분간 없을 것이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