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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농약에 야생조류 집단폐사…환경부, 감시 강화

입력 | 2022-02-09 12:12:00


무분별한 농약·살충제 살포로 희생되는 야생조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충남 아산에서 집단 폐사한 야생오리류에서 치사량을 상회하는 살충제 카보퓨란(Carbofuran)이 검출됐다.

환경 당국은 농약이나 유독물로 야생조류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감시를 강화한다. 농약 불법 살포로 멸종위기종이 죽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환경부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지난달 7일 충남 아산시 인주면에서 발생한 야생오리류 100마리 집단 폐사 원인을 분석한 결과 농약의 한 종류인 카보퓨란 중독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청둥오리 23마리, 고방오리 5마리를 부검한 결과 소낭(위장)에서 소화되지 않은 볍씨가 발견됐다. 이 볍씨에서는 평균 25.191㎎/㎏의 카보퓨란이 검출됐다. 이는 치사량인 2.5~5.0㎎/㎏보다 5배 이상 높다.

카보퓨란은 척추동물, 특히 조류에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에서 야생생물 독살에 불법 사용했지만,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2009년 이후로 사용을 금지했다.

농약으로 발생한 야생조류 집단 폐사는 멸종위기 Ⅱ급 독수리 등 상위 포식자에 2차 피해를 일으킨다. 이는 주요종의 멸종위기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2월 울산에서 구조된 독수리 소낭에서도 카보퓨란 0.05㎎/㎏과 포스파미돈 0.02㎎/㎏이 검출된 바 있다. 지난달 충남 태안에서 발견된 독수리 폐사체 식도에서도 볍씨를 먹은 물닭이 발견돼 당국이 농약 중독 여부를 조사 중이다.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에 발생한 야생조류 집단 폐사 19건도 농약 중독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올해 발생한 집단 폐사 12건에 대해서도 농약 중독 여부 검사가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이번 검사 결과를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환경부는 다음 달까지 농약·유독물 살포 행위 감시를 강화한다.

농약이나 유독물을 고의로 살포해 야생생물을 포획하거나 죽이는 경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특히 멸종위기종에 위해를 끼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야생생물 포획을 목적으로 한 농약·유독물 살포 행위를 신고하면 100만원의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이상 증상을 보이는 개체나 폐사체를 신고한 후 농약 중독이 확인되면 10만원을 포상한다.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범법자를 엄벌에 처하는 한편 생태계 일원인 철새를 보호하고 공존하고자 하는 의식이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