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동네병원에서도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체계를 도입했지만 무증상자 시민들에 부과되는 검사비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심지어 시민들은 검사비에 대한 정보도 모른 채 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9일 보건당국과 각 지역 병원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3일 코로나19 검사체계를 바꿔 전국의 호흡기전담클리닉이나 병·의원에서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무증상자가 검사를 원할 경우 추가 비용을 내야 하지만 이 점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현장에서는 혼란이 빚어졌다.
실제로 9일 오전 9시30분께 대구의 A병원. ‘무증상일 경우 얼마를 지급해야 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비용은 원장님과 상담해봐야 알 수 있다며 ‘애매모호’한 답변만 내놓았다.
A병원 관계자는 “무증상자일 경우 신속항원검사에는 5만~7만원 정도의 비용이, PCR검사의 경우 9만원 정도 청구된다”며 “정확한 비용은 원장님과 상담한 후 진료를 받아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B병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구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인 B병원 관계자는 “아직 신속항원검사를 해 본 적이 없다”며 “무증상자의 경우 정확한 비용은 진료를 받은 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터무니없이 비싼 검사비에 “불안해도 동네병원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하지 않겠다” 고 입을 모았다.
최근 전 병원에서 코로나 19 검사를 받고 왔다는 최모(40)씨는 “가족이 자가진단키트에 양성이 나와 검사를 받으러 갔었다”며 “밀접접촉자임에도 불구하고 보건소에서 문자를 받는 등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지 않고 무증상이라 9만원을 내고 PCR 검사를 받았다”고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어 최씨는 “검사비가 9만원이나 나올 줄 몰랐다”며 “선별진료소에서는 2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해 동네병원에 왔는데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한숨을 쉬었다.
몇몇 시민들은 생각보다 병원들의 비싼 진료비 얘기를 듣고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동네병원에서 코로나19검사를 한다는 소식에 찾아왔지만 가격 때문에 선별진료소를 간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김모(24·여)씨는 “친구가 자가진단키트 양성이 나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검사를 받으러 왔다”며 “무증상자여서 검사비용이 5만~7만원이 나올 것 같아 선별진료소를 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람이 많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선별진료소가 불안해 동네병원을 찾았지만 이 마저도 가격 때문에 고민된다는 사람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은 “선별진료소를 가보니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아 더 위험해 보여 병원을 찾았다”며 “5000원 정도 한다는 말에 왔지만 증상도 없고 밀접접촉자가 아니어서 5만원 넘게 내야 한다니 고민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8일 0시 기준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789명이다. 누적 확진자는 4만5515명이다.
[대구=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