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쇼트트랙 편파판정, 정부가 직접 항의하라”…靑청원 봇물

입력 | 2022-02-09 17:40:00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황대헌이 질주하고 있다. 뉴스1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경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탈락한 것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국의 편파 판정에 정부 차원의 이의 제기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쇼트트랙’을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관련 글만 10개가량 찾아볼 수 있다.

9일 오후 5시 기준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은 ‘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실격 제대로 대응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이다. 현재까지 1만6500여 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믿기지 않는 실격 처리에 많은 국민이 황당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최선을 다해 뛰는 선수들을 위해 이번 사건을 명백히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다른 청원인들도 “수년간 피땀 흘려 노력해온 선수들이 경기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다면 정부 차원에서 항의 의사를 밝혀야 한다”면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편파 판정 문제를 제기할 것을 요청했다.

한 청원인은 개막식에 중국 소녀가 한복을 입고 등장한 것을 언급하며 “‘동북공정’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고작 며칠 진행된 올림픽이지만 한국인을 소수 민족이라 칭하고, 상투 돌리기를 은근슬쩍 중국의 문화라고 하는 등 한국에게 피해를 안기는 중국의 행위는 셀 수 없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이준서가 환호하고 있다. 이준서는 레인 변경 반칙을 이유로 실격됐다. 뉴스1

앞서 7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전에서 황대헌(23·강원도청)과 이준서(22·한국체대)는 각 조 1위와 2위를 기록하며 결승에 오르는 듯했지만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다.

공교롭게도 두 경기에서 모두 한국 선수들이 실격되는 대신, 2위 안에 들지 못했던 중국 선수들이 어부지리로 결승전 티켓을 손에 넣었다. 결국 출전 선수 5명 중 3명이 중국 선수로 채워졌고, 1위로 들어온 헝가리 선수마저 실격되면서 중국은 금메달과 은메달을 휩쓸었다.

경기 직후 시민들 사이에서는 주최국 중국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누리꾼들은 “‘옷깃만 스쳐도 실격’이라는 곽윤기 선수의 말이 맞았다” “처음부터 메달 주인이 정해져 있었나” “똑같은 행동을 해도 중국 선수는 실격 안 되는 게 어이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한체육회는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윤홍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장은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면담을 요청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9일 “국민의 속상한 마음은 잘 안다”며 “문화체육관광부나 외교부 등 관계기관에서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