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 행사기간 직구 차단하자… IP 주소 변경법-결제법등 찾아 공유 “MZ세대들의 또다른 놀이문화”… 작년 직구 26% 늘어 첫 5조 돌파 해외직구시장 규모 갈수록 커져… 이커머스업체들 앞다퉈 유치 경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길이 막히자 국내 직구 시장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지고 있다. ‘가성비’와 ‘재미’를 찾아 직구족(族)들이 직구 시장판을 키우며 이커머스 업체들도 앞다퉈 직구 수요 잡기에 나섰다.
○ 역대 최대 규모로 커진 해외직구 시장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폴로고시 합격 수기’ 게시물이 쏟아졌다. 미국 폴로 랄프 로렌이 아시아권 국가에서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직구를 차단하는 등 접속이 어려워지자 국내 직구족들은 컴퓨터 IP주소 변경법과 미국인인 척 결제하는 법 등 ‘폴로 직구 뚫는 법’을 공유하며 쇼핑에 나섰기 때문이다. ○ 해외직구 서비스 앞다퉈 내놓는 이커머스 업계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에게 직구는 일종의 놀이문화이기도 하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김예지 씨(25)는 최근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사람을 모집해 국내에 없는 니치향수 5종류를 직구했다. 5가지 향을 공병에 나눠 제품 1개 가격에 즐기기 위해서다. 김 씨는 “국내엔 없는 제품을 누구보다 먼저 누리는 게 묘미”라며 “공구한 사람들과 후기를 공유하는 게 취미”라고 말했다. 단가가 높은 명품이나 가전제품의 직구 비중도 커졌다. 롯데온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직구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과거 해외에서 충족하던 다양한 소비 욕구를 간접적으로 해소하는 대체수단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직구 시장이 커지면서 이커머스 업계도 관련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다. 롯데온은 이달부터 매월 9일을 ‘직구온데이’로 정하고 사흘간 직구 상품 할인행사를 연다. 11번가도 아마존 미국 상품을 11번가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연계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뚜렷해지면서 직구를 해서라도 특정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 행태가 당연해졌다”며 “이제 직구 서비스는 강화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밖에 없는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