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기 큰 폭으로 증가하던 공기업의 정규직 신규 채용이 2년 새 절반으로 내려앉았다. 수익성 악화 등으로 채용 규모를 늘리는 데 한계가 온 것이다. 공기업들은 청년 채용을 줄이면서도 연봉이 훨씬 높은 상임 임원 수를 갑절로 늘렸고 이 중 상당수 자리를 친여권 인사들이 꿰찼다. 전형적인 알 박기, 보은 인사다.
2017년 6770명, 2018년 8964명, 2019년 1만1238명으로 계속 증가하던 공기업 35곳의 정규직 채용 인원은 2020년 7631명, 작년에는 5917명으로 2년 연속 줄었다. 5920명을 뽑은 2016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 등 대형 공기업이 많이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교통, 관광 분야 공기업은 어쩔 수 없었다 쳐도 다른 공기업들의 채용 감소는 비정규직 제로(0), 과도한 공공서비스 요금 억제 등 정책 부작용으로 수익 구조가 악화돼 채용 여력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고용을 늘리긴 힘든데 정부로부터 일자리 실적을 요구받는 공기업들은 ‘체험형 인턴’ 자리만 잔뜩 늘리고 있다. 재계약이나 정규직 전환 없이 1∼5개월 일하는 단기 일자리다. 그런데도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의 체험형 인턴 규모를 2만2000명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한다. 내실 없는 숫자 부풀리기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