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병대사령관 “PPT만으론 부족… 한미 실전역량 보여줘야 억지력”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 꼬집어
미국 해병대사령관이 2019년부터 사실상 중단된 한미 대규모 실기동 연합훈련을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은 2018년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계기로 컴퓨터시뮬레이션 활용 연합지휘소훈련(CPX)으로 대체돼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 없이 대대급 이하 소규모 훈련만 이뤄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사령관(사진)은 8일(현지 시간) 미국방위산업협회(NDIA) 주최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미 대규모 실기동 연합훈련 재개를 지지한다”며 “이를 통해 적에게 한미 양국 군의 실전 역량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버거 사령관은 여러 번의 소규모 훈련이 대규모 훈련 효과를 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규모 훈련은 하위 전술부대 지휘관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지만 상위 지휘관들은 대규모 FTX를 반복해야 한다”며 “소규모 훈련 5개를 하나로 묶는다고 해서 대규모 훈련을 대체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미 연합훈련 규모가 대폭 축소되고 그마저도 워게임(wargame·가상전쟁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대북 대비태세 약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음 달 예정된 상반기 연합훈련이 4월 둘째 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조건인 미래연합사령부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