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대선 공약 줌인]‘돌발 변수’ 떠오른 對中정책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반중(反中) 정서’가 3·9대선의 돌발 변수로 떠올랐다. 여야 후보들이 앞다퉈 중국을 향한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후보 4인의 대(對)중국 정책을 들여다봤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문재인 정부의 3불(不) 정책 등 안보 분야에서는 진보 후보와 보수·중도 후보가 명확한 노선 차이를 보였다. 경제 분야에선 나란히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 3不 정책 두고 李 “계승” vs 尹 “철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강조하며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 후보는 앞서 3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우리나라) 무역의 25%가 중국에 의존하고 협력하고 있다”면서 “혐중 정서에 편승해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이간질해선 안 된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겨냥했다. 반면 윤 후보는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식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외교 전략을 더 이상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윤 후보는 9일 페이스북에 “새로운 한중 관계는 안보 문제가 경제 문제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기초할 것”이라며 “핵심 안보 이익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MD) 체계 참여, 한미일 군사동맹에 반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3불(不) 정책 등을 놓고 후보 간 뚜렷한 견해차를 보였다. 이 후보는 3일 TV토론에서 “정확하게 말하면 3불 정책은 아니고 3가지 한국 정부 입장이라고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중국과 경제 협력 관계 때문”이라며 3불 정책을 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 첨단기술 경쟁에서 李 “협력” vs 尹 “경쟁”
특히 첨단기술에 있어 이 후보는 중국을 ‘협력’의 상대로, 윤 후보는 ‘경쟁’의 상대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이 후보는 당내 대선 경선 당시 “첨단기술 영역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치열한 경쟁 속에서 우리와의 협력을 원하고 있다”며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반면 윤 후보는 현 국제 환경을 ‘경제 안보’ 시대로 규정하고 “반도체, 배터리 분야의 기술자산을 확대해 중국 등 경쟁국들과의 기술 초(超)격차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윤 후보도 경제, 공중보건, 기후변화,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녹색 사업, 문화교류 사업 등을 중심으로 한중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교수는 “이 후보는 경제 교류를, 윤 후보는 안보를 우선시한다는 점에서 미중 외교에서 무게중심을 두는 쪽이 각각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