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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尹에 사과 요구…“근거 없이 적폐로 몰아”

입력 | 2022-02-10 10:23:00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청와대 본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준 뒤 환담을 하러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9.07.25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집권 시 문재인정부 적폐청산 수사’ 발언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동안 대선을 앞두고 선거 중립을 지켜왔던 문 대통령의 이례적으로 직접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 회의에서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대로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 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 수사의 원칙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향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부당한 선거 개입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윤 후보는 평소 소신대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법과 원칙 그리고 시스템에 따른 엄정한 수사 원칙을 강조했을 뿐”이라며 “민주당이 윤 후보 발언의 취지를 곡해해서 정치보복 프레임을 씌우려 들더니 이제 대통령과 청와대가 가세하는 것인가”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사전에 정치보복이란 없다는 것을 재차 확인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 후보는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며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와대와 민주당 측은 불쾌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부분에 대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라며 “아무리 선거라지만 지켜야 할 선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매우 당황스럽고 유감을 표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정치보복을 하겠다고 들릴 수도 있는 말씀”이라고 했다.


비판이 일자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문제 될 게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다”라며 “내가 한 건 정당한 적폐 처리이고, 남이 하는 건 보복이라는 프레임은 맞지 않다”라고 받아쳤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