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BBC홈페이지
파키스탄의 한 임신부가 아들을 낳지 못하면 이혼하겠다는 남편의 말에 신앙치료사를 찾아가 이마에 못을 박는 일이 벌어졌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임신부 A 씨가 이마에 5cm짜리 못이 박힌 채 파키스탄 북동부 페샤와르 병원에 찾았다.
A 씨가 이마에 못을 박게 된 사연은 이렇다. 슬하에 3명의 딸을 둔 A 씨는 넷째 아이도 임신했다. 그런데 넷째 아이도 딸이면 이혼하겠다는 남편의 말에 A 씨는 신앙치료사를 찾아갔다.
A 씨의 두개골을 촬영한 엑스레이에서 5cm가량의 못이 이마 윗부분을 관통했지만 다행히 뇌는 비껴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못 제거 수술을 집도한 의사 하이더 칸은 “병원에 온 A 씨가 의식은 명료했지만, 엄청난 고통을 호소했다. 망치나 다른 무거운 도구로 못을 내려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산부는 당초 혼자서 못을 박았다고 둘러댔지만 이후 신앙치료사가 해당 방법을 통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며 그를 꾀어냈다고 실토했다.
이와 관련 압바스 아흐산 페샤와르 경찰서장은 “자세한 사건 경위를 알아보기 위해 치료 후 병원을 떠난 A 씨의 행방을 추적 중”이라며 “이른 시일 내 연락이 닿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앙치료란 질병이나 신체 이상을 치료하는데 종교적 신앙을 접목하는 행위다. 파키스탄 일부 지역, 특히 북서부 지역에는 이슬람 신비주의 종교인 수피교 관습을 토대로 이런 미신 행위를 일삼는 신앙치료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BBC는 일부 남아시아 빈곤 국가에서는 딸보다 아들이 장기적으로 가계에 보탬이 된다고 여겨져 종종 아들을 낳기 위해 미신에 귀의하는 이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딸은 결혼할 때 부모가 지참금을 마련해 경제적 부담을 지지만 아들을 낳으면 되레 지참금을 받을 수 있어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