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A 씨에 따르면 그는 경기 성남시와 수원시에 있는 백숙전문점과 중식당, B 초밥전문점, C 초밥전문점, 복어요리전문점, 베트남음식점, 한우전문점 등 식당 7곳에서 총 11건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 A 씨는 여기서 산 음식을 김 씨 자택으로 배달했다. 이어 하루에서 수일이 지나 결제를 취소하고, 마치 도정 업무에 쓰인 것처럼 경기도 법인카드로 바꿔 결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우전문점의 경우 앞서 본보가 한차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보도했던 곳이다.
실제 A 씨가 밝힌 카드내역에 있는 식당에서 경기도 업무추진비가 쓰인 사실도 확인됐다. 경기도청이 공개한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에 따르면 백숙전문점의 경우 A 씨 카드 결제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6일 경기도청 총무과가 ‘광역행정 업무협력방안 논의’를 목적으로 A 씨가 취소한 결제금액과 같은 액수를 지출했다. B 초밥전문점과 복어요리전문점 역시 A 씨가 결제한지 3일 뒤 같은 액수가 각각 경기도청 공정경제과와 노동정책과의 업무추진비로 지출됐다.
이 후보와 김 씨를 기억하는 식당 관계자도 있었다. 백숙전문점 직원은 “성남시장 시절 이 후보가 김 씨와 와서 4, 5번 정도 식사했던 걸로 기억한다”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가 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김 씨 혼자 와서 백숙을 포장해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도청 총무과 소속 사무관 배모 씨의 지시에 따랐다고 주장했다. 10일 A 씨가 공개한 배 씨와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배 씨는 베트남음식점 결제와 관련해 “오늘 13만 원이 넘거든요. 오늘 거 12만 원 하나 긁어오고요, 지난번 거하고 오늘 나머지 거 합쳐서 (12만 원 안쪽으로) 하나로 긁어오세요”라고 말했다.
A 씨 측은 “김 씨가 먹을 음식을 배 씨 개인카드로 결제한 뒤 경기도 법인카드로 재결제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