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소비-복합문화공간 점포 덕에 현대百, 매출액 역대 최대 기록 신세계, 영업익 2배로 늘어 3622억… 롯데百은 매출액 2조8880억 기록 20, 30대 고객 명품매출 비중도 껑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국내 3대 백화점 실적은 일제히 개선됐다. 해외여행길이 막힌 소비자들의 명품 보복소비가 이어지고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미래형 점포 확대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대거 유입된 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백화점 부문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20.2% 증가한 2조1032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고 10일 공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3.5% 늘어난 3048억 원이었다.
신세계그룹 백화점 부문도 전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1.6% 오른 3622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영업이익(1797억 원)보다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백화점 호실적을 이끈 일등공신은 명품이었다.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신세계는 백화점 3사 중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전부 갖춘 점포가 가장 많다. 국내에서 에루샤 매장을 다 갖춘 백화점 7곳 중 4곳이 신세계백화점이다. 일례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지난해 3월 에루샤를 모두 갖춘 데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496억 원으로 전년(132억 원)보다 276% 뛰었다. 통상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은 매장 한 곳당 연간 1000억 원 이상씩의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복소비 열풍은 오미크론이 확산된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의류 수요가 회복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백화점 4분기 매출은 명품(41.9%) 해외패션(32.5%) 여성(28.7%) 남성패션(28.1%) 등에서 호조를 보였다. 롯데백화점도 럭셔리 해외패션, 남성스포츠 품목 4분기 매출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25.5%, 10.4% 늘었다.
차세대 소비 주역으로 부상한 MZ세대의 씀씀이도 커졌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2030 고객 매출은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을 방문한 20, 30대 고객 수는 전년보다 각각 86.7%, 54.2% 증가했다. 이들의 매출 비중은 전체의 43.4%나 됐다. 지난해 2월 ‘더현대서울’ 오픈과 판교점 등 주요 점포의 영패션전문관을 리뉴얼하고 20, 30대 VIP고객 전용라운지를 선보이는 등 MZ세대 공략에 공을 기울인 효과다. 특히 명품 전체 매출에서 20, 3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8.7%로 거의 절반에 육박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20, 30대 고객의 매출이 각각 83.5%, 44.9% 증가했다.
백화점들은 올해도 명품과 MZ세대에 역점을 두고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본점과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군을 강화하고 식품관을 프리미엄화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 백화점관에 해외브랜드 전문관 도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