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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일제히 성과급 잔치… “코로나 반사이익 나눠먹기” 비판

입력 | 2022-02-11 03:00:00

4대 은행, 기본급의 300% 지급
일부 증권사는 800% 이상 주기로
“금융 불확실성 대비를” 목소리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낸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들이 일제히 ‘성과급 잔치’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서민들의 고통이 커진 가운데 고객의 돈을 굴리는 금융사들만 ‘나눠 먹기’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우리은행 노사는 기본급 200%의 경영성과급 지급에 합의했다. 여기에 직원 사기진작 명목의 기본급 100%와 100만 원이 더해져 300% 이상의 성과급을 받게 됐다. KB국민, 신한, 하나 등 다른 은행들의 성과급도 기본급의 300% 수준에서 결정됐다.

증권사 중에는 실적에 따라 연봉의 5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회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형 증권사는 기본급의 800% 이상을 성과급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성과급에 따라 지난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 2억 원까지 오를 것으로 추산된다. 보험업계에선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각각 연봉의 평균 36%와 17%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민간 금융사들이 노사 합의에 따라 벌어들인 수익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은 당연하지만 역대급 실적이 ‘코로나 반사이익’의 영향이 컸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와 ‘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가계대출이 급증했다. 여기에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에 기대 대출 금리를 올려 막대한 이자수익을 냈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유동성이 이끈 증시 활황의 덕을 톡톡히 봤다. 보험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차량 이동이 줄면서 자동차보험에서 4년 만에 흑자를 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금융사들의 성과급 지급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선 불확실성에 대비해 손실 흡수 능력을 확충하는 쪽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