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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새 고체연료 미사일 공개… 美 “北과 개발 공유”

입력 | 2022-02-11 03:00:00

사거리 1450km 이스라엘 사정권
AP “언제 어디서든 신속한 발사”
핵합의 복원협상 막판 몸값 높이기



이란 혁명수비대가 9일 공개한 고체 연료 기반 탄도미사일 ‘헤이바르셰칸’. 이란 세파뉴스 제공


9일 이란이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사거리 1450km의 신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회담이 진행 중인 데다 이 미사일의 사정권에 이란이 눈엣가시로 여기는 이스라엘이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이란의 미사일 기술 개발에 북한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정부 위의 정부’로 불리는 이란 최고 조직 혁명수비대는 이날 ‘헤이바르셰칸’이라는 고체 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이란 서부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약 1000km 떨어진 이스라엘을 타격할 수 있다. 헤이바르는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가 이끈 이슬람교도들이 628년 점령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내 유대인 거주지의 이름, 셰칸은 ‘파괴자’란 뜻이다. 한마디로 유대인의 지역을 파괴하는 미사일이란 뜻이다.

헤이바르셰칸은 기존의 이란 탄도미사일보다 무게와 발사 준비시간을 각각 3분의 1, 6분의 1로 줄였다. 혁명수비대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3세대 모델로 정확성과 민첩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란이 보유한 기존 미사일 중에는 사거리 2000km짜리도 있다. 그런데도 헤이바르셰칸이 주목받는 이유는 액체 연료가 아닌 고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고체 연료 로켓은 액체 연료 로켓보다 가볍고 이동이 용이하다. 연료 주입 절차가 필요 없어 발사 준비시간이 짧고 유지 및 보수 또한 간편하다. 주행 가능한 이동식 발사대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 즉각 발사할 수 있어 매우 위협적으로 평가받는다.

이란이 헤이바르셰칸을 전격 공개한 주요 이유를 두고 핵합의 복원 회담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서방을 압박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란은 8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핵합의 대상국과 회담을 재개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9일 “협상 결과가 가시권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CRS는 2일 보고서에서 이란과 북한 양국이 광범위한 전략적 모험, 특히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2010년대 중반부터 고체 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을 본격적으로 개발해왔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