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사주-법관사찰 동시 처분계획 손준성 영장 잇단 기각에 난항… 옵티머스는 관련자 조사도 안끝나 14일 후보 등록뒤엔 강제수사 못해, “신속수사로 선거영향 줄였어야”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김진욱 공수처장. 2021.12.30 사진공동취재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연루 의혹 사건들에 대해 올 3월 대통령 선거 이후 수사를 재개할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선 “수사 역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대 8개월 동안 사건 검토만 하면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는 윤 후보가 피의자로 입건된 ‘고발 사주’ 의혹과 ‘법관 사찰 문건 작성’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 등 3건에 대한 수사를 사실상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 이 사건들은 공수처에 고발된 지 3∼8개월 된 사건이다. 공수처는 전날 8개월 만에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의 모해 위증 교사 감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를 무혐의 처리했다.
공수처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고발 사주’ 의혹과 ‘법관 사찰 문건 작성’ 의혹을 함께 처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으로 핵심 인물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과 체포영장 등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빚어졌다. 특히 손 검사가 올 1월 공수처에 지병으로 8주 이상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료진 소견서를 제출하면서 수사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윤 후보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일부러 부실 수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관련자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공수처는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등을 엄격히 지켜야 하는 만큼 신속 정확한 사건 처리를 통해 선거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시민단체가 윤 후보와 관련해 고발한 사건 21건을 공수처가 고발장 접수 1∼7개월 만인 지난달 검찰과 경찰에 대거 이첩한 것을 두고서는 ‘뒤늦게 수사 회피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