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 편파판정 논란 中 강경 입장에 하루 지나 입장문 없이 짧은 반응 “대사관 명의 입장문은 외교결례”… 비판 이어져도 외교부는 대응 자제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정부가 오히려 이에 더 불을 지핀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연일 입장문을 내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는 동안 우리 정부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해 국민들의 불만을 회피하며 방관하고 있다는 것. 사흘 연속 ‘주재국 대사관’ 명의로 공개 입장문을 낸 중국 정부를 향해선 외교적 결례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우리 외교부는 전날 주한 중국대사관이 낸 입장문과 관련해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주재국의 상황과 정서를 존중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짧은 반응만 내놨다.
이날 외교부 공식 코멘트는 전날 중국대사관이 국내 정치인과 언론 등을 겨냥해 “반중 정서를 부추겼다”고 지적한 뒤 17시간이 지나서야 나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날 중국의 입장문 공개 이후 “우리도 입장을 준비 중”이라고 했지만 즉각 반응을 내놓지 못한 채 다음 날 짧은 코멘트만 한 것이다. 정부가 중국과의 갈등을 우려해 지나치게 저자세로 대응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에서 황대헌이 질주하고 있다. 황대헌은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이유로 실격됐다. 2022.02.07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