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아직 우크라이나에 남아있는 미 시민들은 당장 떠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NBC 뉴스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테러단체를 상대하고 있는 게 아니라, 세계 최강 군대 중 한 곳과 맞서고 있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더라도 탈출하려는 미 시민을 구해낼 군 병력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상황이 굉장히 어렵다. 곧 미쳐돌아갈 것”이라며 “지금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동유럽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북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에서 러시아가 오는 20일까지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하면서 전운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날 미 국무부는 여행 경보에서 우크라이나를 여행 금지국인 레벨4로 강등하고 즉시 출국을 권고했다. 그 이유로는 러시아의 군사 활동 위협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들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 시민은 지금 상업용 또는 민간 수단을 통해 출국하라”고 전했다.
미 국무부의 여행경보는 Δ1단계 일반적 주의 Δ2단계 강화된 주의 Δ3단계 여행 재고 Δ4단계 여행금지 순으로 나뉜다.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임박 관측이 포착된 건 작년 11월부터다. 그해 10월 러시아가 국경 지대에서 자파드 군사훈련을 마친 뒤 병력을 철수하지 않은 게 발단이었다.
현재 러시아 35만(추산) 지상군 중 약 10만~13만 병력이 국경에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전쟁 억지를 명목으로 미국과 유럽도 동유럽에 추가 병력을 파견,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병력을 증강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에는 군수물자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은 없다며 부인하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서방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와 나토 병력의 동유럽 전개를 1990년대 중반으로 되돌리는 취지의 확약을 요구하는 안전보장을 제안,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