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자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긴축 가속화 우려에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7분 현재 전 거래일(1196.5원)보다 4.4원 오른 1200.9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5원 상승한 1201.0원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위험자산 기피 심리 완화로 최근 1200원대 아래로 내려갔으나 4거래일 만에 다시 120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원·달러가 급등한 것은 미국의 소비자물가(CPI)가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 가속화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LPL파이낸셜의 배리 길버트 전략가는 “1월 인플레이션이 또 깜짝 상승하면서 시장이 공격적인 연준에 대한 우려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행보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4~5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관측된다.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3대 주요 지수 모두 큰 폭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26.47포인트(1.47%) 하락한 3만5241.59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83.11포인트(1.81%) 하락한 4504.08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73포인트(2.1%) 내린 1만4185.64에 폐장했다.
같은 날 채권시장에서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직후 장중 한 때 2.052%까지 올라 2019년 8월 1일(2.061%) 이후 처음으로 2%를 돌파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1.637%까지 치솟는 등 16.1%나 뛰었다. 2009년 12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