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거리두기, 원격수업, 자가격리 등의 이유로 우울감과 불안 장애를 호소하는 이른바 ‘코로나 블루’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9.22/뉴스1
오미크론 변이로 바로 옆자리 동료나 가족이 확진되는 일이 점차 많아지면서 멀리 있는 듯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바로 우리 옆에 있는 기분이다. 분명히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일상 생활을 했는데도 감염된 경우가 많아 공포감과 무력감이 더 크다. 게다가 재택치료가 치료의 주요 방식이 되면서 갑자기 증세가 악화되면 어떻게 하나라는 불안감까지 덤으로 생겼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일수록 지금까지의 물리적 방역만큼 ‘심리 방역’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심리 방역이란 사회적으로 감염병이 확산하거나 큰 재난이 닥치면 사람들의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급등하는데 이를 막거나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2년 전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기존의 자유로운 활동이 제약되자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의 바로 직전 단계를 뜻하는 ‘코로나 블루’는 물론, 짜증과 분노가 심해진 상태를 말하는 ‘코로나 레드’, 모든 것이 암담하게 느껴지는 우울과 좌절, 절망 상태를 말하는 ‘코로나 블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같은 이상 심리상태는 일반인도 그렇지만 2년 넘게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더 극심하다.
또 울분을 측정한 결과, 즉각 도움이 필요한 ‘심각한 울분’ 상태는 37%로 조사됐는데, 그 원인으로는 무리한 민원과 같은 ‘악성민원’의 키워드가 4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가 유발하는 정신건강 문제는 국립정신건강센터 산하 국가트라우마센터가 관장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이나 관련인들의 트라우마를 완화하고 사회적응을 돕기 위해 활동했던 국립서울병원 심리위기지원단이 2018년 만든 곳으로, 재난 정신건강 관련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해서는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권역 트라우마센터와 함께 보건복지부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총괄운영하고 있다. 감염병스트레스 마음돌봄 안내서, 마음건강지침, 코로나19 대응인력 마음돌봄 안내서 등으로 극복 방법을 안내하고, 재난 심리지원 핫라인(02-2204-0001)도 운영중이다.
센터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과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 각각 있다고 밝혔다. 공감과 환영, 격려와 도움의 표현은 좋지만 편견 어린 말이나 호기심이 담긴 말, 편가르기, 비난 등의 말은 해서는 안된다.
세브란스 병원 정신의학과 박혜윤 교수는 뉴스1에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와 불안은 어느 정도는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그 감정에 압도되거나 일상생활, 직장 일이나 학업에 문제가 될 정도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자가격리자와 그 가족은 심리적 압박이 큰데, 주위의 안전과 사회적 안정을 찾기 위한 격리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서로에 대한 응원과 코로나19로 인해 고생하는 이들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 등이 구성원들의 신뢰감과 연대감을 높여 지금의 상황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