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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에 3월 금리 0.5% 인상 가능성…2000년 이후 처음

입력 | 2022-02-11 12:15:00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고한 3월 금리 인상 수치 또한 당초 예상보다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방송 등은 미 노동부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 이같은 보도를 이어갔다.

1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올랐다. 전월 대비해선 0.6% 상승한 수치이며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6%로 198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이번 CPI 분석 결과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미국인들의 일상을 잠식할 정도로 치솟았다.

시리얼과 제과·제빵 제품군은 1.8% 올랐고 육류, 가금류, 생선, 계란은 0.3% 상승했다. 육류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빠르게 올라 1년 전보다 12.2%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전기요금은 전달보다 4.2% 상승, 2006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을 보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0.7% 올랐다. 가정용 가스 가격과 부동산 임대료도 1년 전보다 각각 23.9%, 4.1% 상승했다.

자동차 가격은 신차, 중고차 구분 없이 여전히 높았고 의료비까지 대유행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PNC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 수석 경제분석가 거스 파우처는 “인플레이션이 확대되고 있으며 물가 상승으로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상품과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급망 대란 등이 이어지면서 특정 부문에서 고(高)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였다면 이제는 인플레이션이 전반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AP통신은 “공급 부족과 노동력 부족, 초저금리, 강력한 소비 지출이 합쳐져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화하는 것을 놓고 연준이 보다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 대응을 예고하고 테이퍼링 등 경기 부양책 축소 시행, 금리 인상 예고에도 수치가 계속 상승하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연구기관 SGH 매크로어드바이저스의 수석 미국경제 분석가 팀 듀이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깊이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주장과 함께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당초 0.25% 수준으로 전망됐던 올 3월 금리 인상 수치가 0.5%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시티은행은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연준이 올해 0.25%씩 다섯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다 1월 CPI 수치를 발표 이후 0.5% 인상을 전망했다.

시티은행 경제분석가들은 “1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의 세부사항은 연준의 전망대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기 보다는 6% 안팎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더 넓게 확산하는 것을 지적한다”며 “우리는 이제 연준이 3월에 0.5%를 올린 뒤 5월, 6월, 9월, 12월 네 차례를 0.25%씩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티은행 경제분석가들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1.5%까지 올린 뒤 내년에는 세 차례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트리플아이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수석 경제분석가 카림 바스타는 “최근 시장 분위기와 인플레이션 수치, 고용 지표 등이 3월 0.5% 금리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했다.

연준은 2000년 이후 금리를 0.5% 이상 인상한 적이 없었다. 연준도 3월 0.5% 인상이란 공격적 조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

그러다 지난 3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 관리 중 처음으로 0.5% 인상 가능성에 동의했다.

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도 “3월 금리 0.5% 인상이 예정된 정책 흐름과 맞지 않지만 현실에 맞춘다면 그런 조치가 정당화될 수 있다”며 “이것을 가능한 순조롭게 하고 싶고, 우리는 지금까지 해내왔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