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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향 선물’ 양향자 의원 무죄…“명단 인식, 증거 없어”

입력 | 2022-02-11 12:21:00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22일 오후 광주법원에서 첫 재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양 의원은 지난 설을 앞두고 선거구민과 기자 등에게 천혜향을 돌린 혐의를 받는다. 2021.10.22/뉴스1 © News1


설 명절을 앞두고 선거구민 등에게 선물을 돌린 혐의로 기소된 양향자 무소속 국회의원(광주 서구을)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역사무소에서 명절 선물은 보낸다는 것은 양 의원이 보고를 받아 인식하고 있었으나, 선물 발송 명단 자체를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볼만한 뚜렷한 증거는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무죄 판단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노재호)는 11일 오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양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절 선물 명단을 양 의원이 미필적 고의로나마 인식하고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은 들지만,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에까진 이르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를 감행한다는 인식을 조금이라도 갖고 있었다면 이 사건처럼 무모하게 일 처리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또 명절 선물 명단을 양 의원이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뚜렷한 증거도 찾을 수 없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양 의원과 함께 기소된 양 의원의 외사촌 동생이자 전 특별보좌관 A씨는 벌금 300만원에 추징금 13만5000원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점에서 A씨의 죄질은 좋지 않다”면서도 “선거를 3년이나 앞두고 범죄를 저질러 실제 영향은 적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과 관련, 양 의원과 A씨를 포함한 지역 사무소 직원들이 주고받은 일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이 삭제되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재판은 양 의원의 미필적 고의 여부가 쟁점이었다.

앞서 검사는 양 의원과 A씨가 모의해 벌인 공동범행으로 보고 각 벌금 700만원을 구형했다.

공직선거법은 국회의원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양 의원과 A씨는 지난해 1~2월 선거구민 등 43명에게 190만5000원 상당의 천혜향을 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일부 명절 선물을 돌려 받은 점 등을 고려해 34명분에 대해서만 인정했다.

한편 양 의원과 A씨는 직원 인건비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으로도 입건돼(정치자금법 위반)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또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A씨는 지난 9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고 풀려났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