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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학대’ 인천 어린이집 원장 등 7명, 항소심서 모두 감형

입력 | 2022-02-11 15:06:00


인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장애를 앓고 있는 원생 등 11명의 아이들을 학대하거나 방조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보육교사들과 어린이집 원장이 항소심에서 모두 감형받았다.

인천지법 제형사3부(재판장 한대균)는 11일 열린 2심 선고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등 혐의로 징역 4년과 3년을 선고받은 보육교사 2명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같은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보육교사 등 4명에 대한 원심도 함께 파기하고 징역 8개월~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이들 보육교사 가운데 1명에 대해서는 피해아동과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방조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원장 A(46·여)씨에게는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아동 측과 일부와 합의했으나, 아직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피해 아동들이 있고 당시 피해 아동들의 나이와 상태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들을 엄벌에 처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초범인 점과 경력, 지휘,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원심의 형은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다.

앞선 재판 과정에서 보육교사 등은 최후 진술을 통해 모두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피해 아동과 부모님들에게 죄송하다”면서 선처를 호소하며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으나 교사 일부는 상습 학대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어린이집 원장은 ”자신이 관리해야 하는 어린이집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피해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에 대해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어린이집 교사 6명은 2020년 11월부터 12월 사이 인천 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자폐증을 앓고 있는 원생 B(5)군과 C(1)군 등 11명을 상습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어린이집 원장 A씨는 해당사건과 관련 이를 방조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해당 어린이집 3명의 교사가 분무기를 이용해 B군의 머리에 물을 뿌리거나 C군의 몸을 손으로 폭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교사들은 피해 아동들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머리채를 잡아끌고가 폭행하거나 교부장 위로 올라갔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피해 아동의 배를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폭행을 일삼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한 교사는 원생을 사물함에 넣고 문을 닫는 행동을 하거나 기다란 베개를 휘두르기도 했다.

조사결과 보육교사 6명은 장애아동 11명을 상대로 총 200여차례에 걸쳐 학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발달 장애를 앓고 있는 한 원생은 2개월 동안 담임 교사로부터 115차례 학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