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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법정서 ‘문자’ 제시하려하자…권오수 측 “안된다”

입력 | 2022-02-11 18:02:00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혐의 사건 두번째 정식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이 주요 증거인 주가조작 가담 의혹 인물들의 문자메시지 제시 여부를 두고 충돌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유영근)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 9명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도이치모터스에 주식에 투자한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A씨 신문 과정에서 주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된 김모씨가 B씨와 나눈 문자메시지를 제시하고자 했다. 이에 변호인은 “부동의한 증거이기 때문에 제시해선 안 된다”고 반발했다.

권 전 회장 측 변호인 등은 ‘검찰이 제시하고자 하는 문자메시지를 증거로 채택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원칙적으로 현출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경험자 본인의 진술이 직접 재판부에 보고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 진술 등의 형태로 간접적으로 보고되는 전문증거는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전문법칙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김씨의 문자메시지는 진술증거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며 문자메시지 존재 자체가 증거라고 했다. 전문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아 A씨에게 문자메시지 일부를 제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우선 A씨에게 문자메시지를 제시하지 않고 신문 사항을 통해 물어보도록 했다. 김씨가 A씨와 나눈 문자메시지가 아닌 이상 진정성립(진술자가 진술 그대로 작성됐다고 확인해주는 절차)이 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김씨의 문자메시지 대다수는 B씨와 나는 것인데, B씨는 외국으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디지털포렌식 등 객관적 방법으로 진정한 진술이라는 것이 입증될 경우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통상 진술자가 법정에 직접 출석해 자신이 작성한 문자메시지가 맞고 조작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해야 한다. B씨의 도주로 이 절차가 불가능하므로 객관적으로 위·변조되지 않았음을 입증하겠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재판부는 이번 법관 정기인사 등으로 인해 재판부 구성이 모두 변경될 예정이라며 향후 새로 구성될 재판부의 판단에 따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3월 이 문자메시지의 수·발신자이자 공동 피고인인 김씨를 변론에서 분리한 후 증인으로 신문할 계획을 수립해둔 상태이다. 이 과정에서 문자메시지의 진정성립이 진행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권 전 회장 등의 3차 공판은 오는 25일 오전에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 변동으로 인해 공판갱신절차가 진행되고, 오후부터 증인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권 회장 등은 인위적 대량매수세를 형성해 주식 수급, 매도 통제, 주가 하락 시 주가 방어 등의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켜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이 사건의 ‘전주’로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권 전 회장을 기소한 후에도 김씨 사건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