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겨울올림픽]한국, 1승1패 ‘어게인 평창’ 시동 5대6 뒤진 9엔드 막판 4점 ‘빅샷’… 8엔드서 실책으로 헌납한 2점 만회 ‘스킵 샷 정확도’ 경쟁서도 英 압도… 오늘 2패중인 러시아와 3차전
첫 승 신고 11일 영국과의 여자 컬링 경기에서 승리한 뒤 ‘팀 킴’의 리드 김선영(왼쪽)과 세컨드 김초희가 손을 맞잡고 첫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11일 중국 베이징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단체전 2차전. 한국이 5-6으로 뒤진 채 9엔드를 시작했다. 엔드 초반만 해도 비기기 전략으로 10엔드에서 유리한 ‘후공’을 가져가려는 한국과 1점만 내주고 후공으로 10엔드를 맞으려는 영국의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9엔드를 후공으로 시작한 한국이 하우스(과녁) 중심에 있는 빨간 원 쪽으로 첫 번째 돌을 밀어 넣자 이 돌을 그대로 남겨 두려 영국은 이보다 하우스 바깥쪽에 있는 흰색 원에 돌을 쌓으며 가드(벽)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의 서드 김경애가 굴린 6번째 돌에 이 방어벽은 균열이 생겼다. 이어 한국 스킵(주장) 김은정이 굴린 7번째 돌에 완전히 무너졌다.
김은정의 마지막 샷을 앞두고 하우스 안에 한국 돌이 4개, 영국 돌이 3개가 있었다. 영국 돌 3개 중 1개가 하우스 중앙과 가장 가까이 있었고 그 뒤로 한국 돌 4개가 포진했다. 김은정의 마지막 돌이 하우스 가운데 있던 영국 돌을 깔끔하게 밀어내면서 한국이 한 번에 4점을 냈다.
방향 지시하는 김은정 한국 여자컬링대표팀 ‘팀킴’의 스킵 김은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영국과의 2차전에서 9엔드 마지막 돌을 굴린 뒤 스위퍼들에게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 베이징=뉴스1
한국은 이날 경기장의 ‘빙질’에 완벽히 적응한 플레이를 펼쳤다. 팀 이름까지 결정짓는 중요한 위치를 갖는 스킵 간 대결에서 한국은 완승을 거뒀다. 김은정의 이날 샷 정확성은 높은 난도의 샷을 구사하면서도 정확도 78%를 기록했다. 반면 영국의 주장 이브 뮤어헤드의 샷 정확도는 50%였다. 전날 2경기를 치르며 경기장 빙질에 적응했고 최근 경기인 스웨덴전에서 8-2로 대승한 점 등을 고려하면 아쉬울 만했다.
한국이 5-4로 앞선 8엔드 마지막, 호그라인(hog line·돌을 놔야 하는 지점)을 넘는 치명적인 실책으로 영국에 2점을 헌납했던 김은정은 9엔드 마지막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빅 샷’을 완성했다. 김선영은 “호그라인 파울은 경기에 집중하다 보면 누구나 저지를 수 있다. 오늘 우리 모두 잔실수들을 했기에 서로를 원망할 일도 아니다. 다만 이 파울을 하면 밥을 사기로 약속했었다. 강릉 가서 회랑 막국수를 얻어먹으면 된다”며 웃었다.
기분 좋은 첫 승을 거둔 한국은 12일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와 3차전을 치른다. ROC는 미국, 스위스에 패하며 2패를 기록 중이다.
베이징=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