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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제갈성렬 “차민규의 은메달,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

입력 | 2022-02-12 20:55:00


차민규가 12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를 마치고 마스코트 빙둔둔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차민규는 은메달을 획득해 2018년 평창에 이어 2연속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2.2.12/뉴스1 © News1

차민규(29·의정부시청)가 2연속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하자 그의 소속팀 감독 제갈성렬(52) 감독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지난 4년 동안 차민규가 흘린 땀과 눈물을 알고 있기에 제갈성렬 감독의 감동도 배가 됐다.

차민규는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34초39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신기록(34초32)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의 가오팅위에 0.07초 차 뒤진 좋은 기록으로 올림픽에서 2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 SBS 스피드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현장을 찾은 제갈성렬 감독은 경기 후 “불가능을 가능케 한 경기였다. 사실 (차)민규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대체복무, 부상 등으로 연습할 시간이 많이 없었다”며 “특히 올 시즌에는 스케이트 문제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고 차민규가 겪은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 내내 스케이트에 적응을 못해서 평창 동계올림픽 때 대표팀 장비지도자에게 부탁했다. 대표팀 장비지도자가 끊임 없는 부탁에 차민규의 스케이트 날을 손 봐줬는데 너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차민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21-22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500m 랭킹에서도 12위에 머물렀다. 빙상계 관계자들도 함께 출전한 김준호(강원도청)의 메달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 © 뉴스1



하지만 차민규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당당하게 두 번째 빠른 기록으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제갈성렬 감독은 “차민규의 준비 과정은 분명 완벽하지 않았지만, 민규가 나와 ‘두려움 없이 도전하자’고 약속했다”며 “아직도 (그의 은메달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차민규의 성격도 은메달 획득에 큰 도움이 됐다.

제갈성렬 감독은 “앞서 가오팅위가 분명 좋은 성적을 냈지만 민규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성격이 장점”이라며 “500m를 차분하고 냉정하게 운영하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다. 큰 무대의 중압감도 이겨낼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차분한 성격과 함께 차민규의 코너링 기술, 막판 스퍼트도 그의 무기다. 차민규는 원래 쇼트트랙 선수였는데 2011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제갈성렬 감독은 “쇼트트랙 선수 출신인 차민규는 부드러운 리듬으로 코너링을 완벽하게 구사한다. 이게 큰 장점이다. 또한 마지막 코너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일 정도로 막판 힘이 탁월하다. 그래서 아웃코스로 배정 받은 것도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제갈성렬 감독은 “남은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에서 남자 팀추월과 매스스타트, 그리고 남자 1000m에서 추가 메달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대회 전에 이정도(은메달 1개, 동메달 1개)까지 기대하지 않았는데 그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이어 “13일 여자 500m에는 또 다른 제자 김민선이 출전한다. 허리 통증 때문에 완벽하게 훈련을 못해 5위권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스피드스케이팅은 어떤 변수도 발생할 수 있다.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희망을 놓지 않았다.

(베이징=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