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인간의 고통이 만연할 것”이라며 서방은 위기를 끝내기 위해 외교에 전념하고 있지만 “다른 시나리오에도 동등하게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발표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1시간 조금 넘게 계속된 전화 통화로 우크라이나에 임박한 전쟁 위협이 감소했다고 시사하지는 않았다.
바이든은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결정적로 대응을 통해 러시아가 즉각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몇 주째 경고해 왔지만, 미국 관리들은 앞서 러시아가 중국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동계올림픽이 끝난 후까지 기다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10만 명이 훨씬 넘는 병력을 집결시켰고 인접국인 벨라루스에 병력을 파견해 훈련을 벌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는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미 관리는 익명을 전제로 미국은 러시아가 오는 16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지만 백악관은 러시아가 언제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지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관리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인근 공군과 육지, 해상 화력 증강이 빠른 시일 내에 침공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러시아가 언제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통화에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도 전화 회담을 가졌다. 크렘린궁의 회담 내용 요약은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한편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이날 미-러 정상 간 전화회담을 앞두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미국과 유럽의 단호한 대응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역시 이날 전화회담을 가졌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회담에 대한 성명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는 주장은 도발적인 추측”이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금지하고, 나토는 동유럽으로부터 병력을 철수시키라는 러시아의 요구에 미국과 나토가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이날 바이든과 푸틴의 전화 회담은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 간 안보 위기가 최고고 고조된 중요한 순간에 이루어졌다.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 침공과 대규모 유혈사태를 막을 수 있는 날이 며칠 밖에 남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파견하는 것은 계획하지 않고 있지만, 침공에 따른 제재는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과 세계 시장 및 전력 균형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관리는 푸틴이 군사 행동을 추진하기로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의 최고 외교정책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몇 달 동안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최근 며칠 동안 “상황은 터무니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워싱턴=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