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 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한 대한민국선수들이 은메달을 획득한 후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원대연기자 yeon72@da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두 번째 주말에도 태극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12일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메달
김아랑(27·고양시청),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 순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27바퀴 레이스 내내 3위권을 유지했다. 2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대회 전 여자 대표팀은 심석희(25)의 2개월 자격정지 징계, 김지유(23)의 부상 낙마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속에도 하나로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갔다.
11일 여자 1000m 결선에서 ‘0.052초’ 차이로 눈물의 은메달을 따냈던 최민정은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추가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16일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강심장’ 차민규 2연속 은메달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간판 주자인 차민규(의정부시청)가 500m 2위로 올림픽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베이징 서울=뉴시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심리 상태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랭킹은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나선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