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女쇼트 계주도 해냈다…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은메달

입력 | 2022-02-13 21:17:00

13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3000 미터 계주 결승에 출전한 대한민국선수들이 은메달을 획득한 후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원대연기자 yeon72@danga.com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두 번째 주말에도 태극전사들의 메달 행진이 이어졌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13일 여자 3000m 계주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차민규(29·의정부시청)는 12일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역대 최약체 우려 속 값진 메달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4분3초627의 기록으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4분3초409)에 이어 두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올림픽 3연패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김아랑(27·고양시청), 최민정(24·성남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 순으로 경기에 나선 한국은 27바퀴 레이스 내내 3위권을 유지했다. 2바퀴를 남기고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대회 전 여자 대표팀은 심석희(25)의 2개월 자격정지 징계, 김지유(23)의 부상 낙마 등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다.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속에도 하나로 뭉쳐 난관을 헤쳐 나갔다.

11일 여자 1000m 결선에서 ‘0.052초’ 차이로 눈물의 은메달을 따냈던 최민정은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추가했다. 최민정은 쇼트트랙 일정 마지막 날인 16일 여자 1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강심장’ 차민규 2연속 은메달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단거리 간판 주자인 차민규(의정부시청)가 500m 2위로 올림픽 두 대회 연속 은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베이징 서울=뉴시스]

큰 경기에 강한 ‘강심장’ 차민규도 해냈다. 4년 전 평창 겨울올림픽 37초42로 은메달을 따냈던 차민규는 그간 주춤했던 경기력 우려를 완전히 씻어버리며 두 대회 연속 은빛 질주를 했다. 중국의 가오팅위(34초32)가 금메달, 일본의 모리시게 와타루(34초49)가 동메달을 각각 차지했다.

스타트가 약점인 차민규는 초반 100m 직선 구간을 9초64로 30명 중 전체 7위로 통과하며 기대를 부풀렸다. 차민규는 코너 구간에서도 정확한 랜딩 포인트를 잡으며 400m를 출전 선수 중 가장 빠른 24초75로 끊었다. 마지막 코너 구간에서 미세하게 흔들리지 않았으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웬만한 선수는 이겨내기 힘든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값진 은메달이다. 중계 해설을 하며 제자의 레이스를 지켜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빙상팀 감독이 경기 후 펑펑 눈물을 쏟았을 정도였다. 올림픽 직전까지만 해도 스케이팅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이 전부 흔들렸다. 이번 시즌 내내 골반 통증으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스케이트 날의 결함까지 겹쳐 몸 중심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다 깨졌었다. 심리 상태도 절망적이었다. 그러면서 월드컵 랭킹은 11위로 처졌다.

하지만 차민규는 포기하지 않았다. 올림픽 직전 집중적인 코어 보강 운동과 재활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또 평창 올림픽에서 장비 담당을 했던 장철 코치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스케이트 날을 정비하면서 자신감을 찾았다. 제갈 감독은 “골반 재활을 강도 높게 소화하느라 밤 12시를 넘어서도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옆에서 지켜본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안다. 민규의 스케이팅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눈물을 쏟았다.

차민규는 “4년 전처럼 ‘깜짝’이라는 소리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3, 4코너에서의 실수가 아쉽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차민규는 18일 1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민석과 스피드스케이팅 1000m에 나선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베이징=김배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