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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金테크’… 美긴축 조짐-인플레 맞물려 안전자산 부상

입력 | 2022-02-14 03:00:00

주가 하락세 속 金값은 상승세…“더 오를 것” 金투자법에 관심
거래소 金현물, 차익에 세금 없어…전문가 “자산 20% 분산투자를”




“커플 반지를 맞추려고 하는데 값이 점점 오르네요. 빨리 주문해야겠어요.”

12일 오후 여자친구와 서울 종로구 종로3가 귀금속 거리를 찾은 직장인 김모 씨(31)는 금반지 시세를 알아보다가 오른 값에 놀랐다. 김 씨는 “애초 다음 달에 반지를 살까 생각했는데 금값이 많이 올라 미리 사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순금은 3.75g당 29만2000원에 거래됐다. 세공비가 추가되는 돌반지는 32만 원을 넘기도 했다. 금은방을 운영하는 이모 씨(47)는 “어제만 해도 28만 원 수준에 거래됐는데 하루 사이에 가격이 뛴다. 금값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고 밝혔다.

금값이 상승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조기 인상에 따른 긴축 우려, 인플레이션 등이 맞물리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오르고 있다. 주식, 가상화폐 등 위험자산 가격은 떨어지지만 금 수익률은 상승하면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1일 기준 금 시세는 지난해 말(6만8950원) 대비 2.04% 오른 g당 7만360원이었다. 지난해 6월 말(6만4120원)보다는 9.7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6% 넘게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지난달 26일에는 g당 금값이 2020년 10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7만1000원을 웃돌기도 했다.

지난해 주식, 가상화폐 등의 가격이 올랐을 때는 안전자산인 금이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금리 인상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에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자 금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를 방문한 60대 김모 씨는 1kg 골드바 3개를 주문했다. 개당 8000만 원이 넘기 때문에 단박에 2억4000만 원이 넘는 금을 사들인 것이다. 김 씨는 “지인들이 이젠 주식보다 금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금값이 더 오를 것 같아 미리 사두려 한다”고 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도 당장 인플레이션이 잦아들긴 힘들 것”이라며 “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 투자법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금은방에서 금을 사는 전통적 방식 외에도 금펀드, 금상장지수펀드(ETF), 골드뱅킹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한국거래소 금시장에서 거래하는 금 현물은 수수료가 적고 매매차익에 세금을 매기지 않아 유용한 금 투자법”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묻지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반상미 신한은행 PWM방배센터 팀장은 “시중금리가 올라 예·적금 인기가 높아지면 투자처로서 금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자산의 10∼20% 정도를 금 ETF 등에 분산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