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확산] 13일 5만6431명, 2주새 3.2배로 “이번주내 하루 10만명 나올것” 경증환자 늘며 재택치료자 21만명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추이가 악화일로다.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인 13일 5만6000명을 넘어서면서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가장 많았다. 재택치료 환자도 21만 명을 넘었다. 방역당국은 “의료체계 여력이 충분하다”며 방역 완화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의료계에선 이로 인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 “19일경 하루 10만 명” 전망
방역당국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5만6431명으로 나흘 연속 5만 명을 넘어섰다. 전날(5만4941명)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역대 최다 수치다. 1주일 전인 6일(3만8688명)의 1.5배, 2주 전인 지난달 30일(1만7526명)의 3.2배 수준이다. 특히 검사 건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이른바 ‘주말 효과’가 이번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오미크론 변이 감염에 의해 무증상·경증 환자가 폭증하면서 재택치료자 수도 크게 늘고 있다. 13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21만4869명. 전날 19만9261명에서 하루 만에 약 1만5000명이 늘었다. 13일 현재 방역당국의 전화 모니터링을 받는 재택환자는 10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정부 관계자는 “집중관리군의 전화 모니터링 관리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며 “스스로 관리하는 일반관리군 재택환자도 동네병원 진료를 더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 의료계 “거리 두기 완화 섣불러”
이 같은 증가세에도 방역 당국은 이번 주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적 모임을 6명, 식당 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한 현 거리 두기는 20일까지로 예정됐지만 이번 주중 조기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환자가 사망하는 치명률이 줄고, 위중증 상태에 이르는 환자 수가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오미크론 정점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거리 두기를 완화하면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영국, 덴마크, 네덜란드 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으로 늘어날 때 봉쇄 조치를 취하고, 줄어들 때 방역 완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위중증 환자가 다시 늘어나 의료 체계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13일 0시 기준 국내 위중증 환자 수는 288명으로, 전날(275명)보다 소폭 증가했다. 줄어들던 병상 가동률도 22.2%로 전날 대비 2.0%포인트 올랐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에도 사망자가 계속 많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도 확진자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지면 중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염호기 대한의사협회 코로나19대책전문위원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20만 명씩 나오면 의료 체계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며 “확진자 수가 정점을 찍은 뒤 1, 2주 후에나 거리 두기 완화를 검토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