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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따도 ‘약물’ 꼬리표 붙을 발리예바… 불신 치명타

입력 | 2022-02-14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금지약물 양성반응으로 논란, 개인전 출전여부 오늘 결정
러 약물의혹은 끊이지 않아… ‘피겨 3총사’ 중 다른 2명도
같은 코치의 지도 받고 있어 메달 획득땐 공정성 논란일듯



AP 뉴시스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피겨 외계인’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사진)의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인전 출전 여부가 14일 결정된다.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러시아 여자 피겨 선수와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불신 확산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3일 발리예바의 징계를 철회한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검사기구(ITA)의 제소와 관련해 이날 화상청문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청문회 결과는 14일 오후 당사자들에게 통보될 예정이다. 이번 청문회는 발리예바의 15일 피겨 여자 쇼트프로그램과 17일 프리스케이팅 출전 여부만 결정한다.

만 15세 미성년자인 발리예바는 코치진을 통해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외신들은 보고 있다. 발리예바는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48·러시아) 사단의 선수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발리예바를 비롯해 안나 셰르바코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이상 18) 등 3명의 선수와 함께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다.

발리예바가 개인전 메달을 딴다고 해도 이 메달을 피겨계에서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 ‘금지약물 복용’이란 꼬리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 금지약물 복용자에 대한 시선은 적대적이다. 메이저리그 최다 홈런(762개) 기록 보유자 배리 본즈(58)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명예의 전당 입성에 실패하기도 했다.

셰르바코바와 트루소바도 금지약물 복용 의혹에서 벗어나긴 힘들어 보인다. 한 피겨 관계자는 “두 선수가 메달을 딴다면 다른 피겨 선수들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다. 나중에 도핑에 적발되지 않는다고 해도 어떤 교묘한 수를 썼구나 하는 의구심은 여전히 따라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여자 피겨 선수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러시아 선수들은 2014년 ‘피겨 여왕’ 김연아(32)의 은퇴 이후 여자 피겨를 주름잡고 있다. 2018년 평창 대회에서 러시아 선수가 금메달(알리나 자기토바), 은메달(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을 획득했다. 2014년 소치 대회도 판정 논란 끝에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피겨계에서는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달성한 업적들이 약물의 힘이 아닌가 하며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소트니코바는 금지약물 복용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러시아는 2012년부터 국제 대회에서 선수들이 조직적으로 금지약물을 복용하고 도핑 테스트 결과를 은폐해 IOC의 제재를 받고 있다. 러시아 출신 선수는 올해 12월까지 올림픽에서 국호나 국기를 사용할 수 없다. 이번 올림픽도 ROC 소속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IOC의 최고참 위원인 캐나다의 딕 파운드는 “러시아는 회개하지 않았다. 앞으로 2, 3개의 올림픽에 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