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KBS 해설위원. © 뉴스1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낸 ‘빙속 여제’ 이상화(33) KBS 해설위원이 4년 전보다 성장한 김민선(23·의정부시청)을 대견스럽게 생각했다.
이상화는 13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7위에 오른 김민선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민선이가 4년 전 평창 대회보다 스타트가 빨라졌고 코너링도 좋아졌다. 아웃코스를 배정 받아 내심 메달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7위라는 결과가) 아쉽기만 하다. 민선이는 후회 없이 경기를 했다고 말하지만, 앞 조에서 뛰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뒤로 갈수록 부담이 커 강심장이 아니며 버티기가 쉽지 않다. 같이 뛴 선수(일본의 아리사 고)가 좀 더 빨랐다면 좋은 기록이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스피드 여자 500m 경기에서 김민선이 역주하고 있다. 2022.2.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김민선은 이날 10조에서 뛰며 37초60의 기록을 작성했다. 같이 레이스를 펼친 아리사는 37초983으로 15위에 머물렀다.
1위 에린 잭슨(미국·37초04)의 기록과는 0.56초 뒤졌지만, 2018 평창 대회와 비교하면 향상된 성적이다. 평창 대회 기록(38초53)보다 1초 가까이 단축했고, 순위도 16위에서 9계단을 끌어올렸다.
이상화는 김민선의 레이스를 보기도 전부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대해 그는 “아쉬움의 눈물인데 다음엔 기쁨의 눈물로 바뀔 것으로 믿는다”며 “민선이가 톱10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 금메달을 못 땄다고 해서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민선이는 미래가 창창한 선수”라며 “오늘 경기를 계기로 보다 성장할 기회를 얻었을 것이다. 앞으로 포기하지 말고 끈기 있게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민선은 평소 이상화처럼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그 말에 선배는 언젠가 이뤄질 일에 기분이 좋기만 하다.
그러면서 김민선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상화는 “민선이는 나보다 키가 큰데 이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리가 길어서 코너에서 속도를 올리는 게 어렵다. 다리를 펴지 않고 달리는데 좀 더 여유를 갖는다면 충분히 올림픽에서 입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상화는 여자 500m 세계 기록 보유자다. 그가 2013년에 세운 36초36은 약 9년이 지나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상화는 “뿌듯한데 기록은 언젠가 깨지기 마련이다. 민선이가 세계 최고 기록에 내 이름을 지울 수 있도록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