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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틀어막으니…‘사업자 대출’ 받아 다른 데 썼다

입력 | 2022-02-14 09:36:00


가계대출 옥죄기가 심화되는 분위기 속에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건수가 눈에 띄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받은 ‘국내 시중은행 개인사업자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출건수(계좌수)는 221만3100건, 대출잔액은 259조3000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8년 말 130만3600건(196조8000억원)이었던 대출건수는 2019년 말 139만5000건(210조6000억원), 2020년 말 184만4200건(235조9000건)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별 대출 규모(잔액 기준)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이 83조6000억원(53만3500건)으로 32.2%를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신한은행 61조3000억원(58만5500건), 하나은행 55조9000억원(60만4600건), 우리은행 52조3000억원(44만8600건), 씨티은행 4조2000억원(2만1800건), SC제일은행 2조원(1만9000건) 순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13조5000억원(76만1500건)으로 43.8%로 가장 많았다. 경기 62조원(47만9500건), 인천 14조6000억원(13만9200건) 등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개인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적발도 늘어나는 추세다. 금감원 ‘국내 시중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적발된 건수는 총 166건이다.

금액은 422억12000만원(신규취급액 기준) 규모로 은행연합회 사후점검준칙에 따라 은행들이 자체점검해서 확인된 결과다.

지난 2018년 2건(6억3000만원)에 불과했는데 이듬해 26건(68억3900억원), 2020년 67건(152억8700만원), 지난해 71건(194억5600만원) 등 최근 들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132건(326억6200만원)으로 전체 79.5%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25건(80억2500만원), 우리은행 7건(9억8500만원), 하나은행 2건(5억4000만원)이었고,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적발된 건이 없었다.

적발건수도 서울지역이 가장 많았다. 서울 61건(135억7000만원), 경기 51건(149억4700만원), 인천 11건(21억5800만원) 등이다.

강 의원은 “개인사업자대출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개인사업자들이 대출에 의존해 사업을 운영하고 이을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기에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개인사업자대출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에 반해 대출 용도 외 사용 적발 실적이 극히 저조하다는 것은 은행 차원의 조사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금융당국과 국토교통부 등 유관부처 차원에서 정기적으로 합동 조사를 실시해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