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통 큰 단일화 필요” vs 국민의당 “통 큰 승부로 가자”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야권 후보 단일화 방식을 두고 본격적인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지금은 통 큰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권 본부장은 “정권교체, 압도적 승리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을 수용해 용기 있는 결단을 해주신 안 후보께 우선 감사를 표한다”면서도 “방식에 있어서는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역선택’ 가능성을 우려하며 “민주당과 이 후보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단일화 과정에 어떤 훼방을 놓고 무도한 공작과 농간을 부릴지 상상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질 소모적 논쟁이야말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라며 “그 과장에서 어떤 훼방을 놓고 공작을 벌일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첫째도 둘째도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이자 국민 명령”이라며 “안 후보의 진심을 믿고 싶다. 정권 교체를 위한 가장 확실하고 바른길이 무엇인지 헤아려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권 본부장은 안 후보가 제안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방식에 대해 “상황이 많이 다르다. 선거의 종류도 다르고 양 후보 상황도 다르다”며 “우리는 그렇게 편하지 않다.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 ⓒ News1 구윤성 기자

반면 국민의당 최진석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통 큰 양보 이렇게 말씀들 하시는데 한번 통 큰 승부를 해보는 것이 좋지 않나”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당사자들끼리 하는 경우는 권력 중심의 단일화가 될 수 있다. 자리를 나누고 권력을 나누고 하는 방식”이라며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먼저 제시하고 그것을 국민에게 물어서 단일 후보를 뽑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 측이 여론조사 방식을 거부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의) 진정성을 믿기가 어렵다”며 “(안 후보는) 본인이 패배했던 방식까지도 제시한다는 건 상당히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안 후보의 기본 태도는 완주를 하는 것”이라며 “완주를 하는 것이 차라리 우리나라 정치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서 선대위 회의를 진행하고 기자들과 만난 최 위원장은 양측의 의견 충돌에 대해 “우리는 좁혀나갈 의사가 전혀 없다. 마지막 제안을 한 것”이라며 “무슨 일이든지 하기 싫으면 안 되는 이유가 수천 가지”라고 지적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