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소아청소년 감염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가 상기도 부위에 감염을 일으키다 보니 소아청소년들이 성인들에 비해 더 취약하다는 이유다.
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호흡기 질환에 취약한 소아청소년 특성상 주의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는 폐를 감염시킬 가능성이 더 높은 델타 변이와 달리 오미크론은 상기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어 소아청소년들의 타고난 면역 반응에 더 잘 저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델타를 비롯한 이전 코로나19 변이에서는 보지 못했던 모습이다.
이는 오미크론이 주로 감염을 일으키는 상기도 부위가 소아청소년들이 성인들에 비해 더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다. 상기도는 코, 인두, 후두, 기관지 등 기도 부위 중 상부에 해당하는 부위를 말한다.
데일 피셔 국립 싱가포르대학교병원 감염학 교수는 “소아청소년들은 기도와 비강이 작기 때문에 (감염 시)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더 크다”며 “그리고 이는 염증과 점액 막힘으로 인해 급성폐쇄성후두염(크룹) 또는 천식 관련 증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셔 교수가 언급한 이 두 증상은 인플루엔자 등의 바이러스 등이 상부 호흡기를 감염시켰을 때 많이 발생하는 증상으로 쉰 목소리, 들숨, 짖는 듯한 기침 그리고 호흡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인도의 타임스오브인디아 또한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가벼운 증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성인들과 달리 소아청소년의 경우 심각한 호흡기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2년 초 5명에 불과했던 소아청소년 코로나19 입원 환자가 갑자기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이다. 성인 감염자들이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소아청소년에도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오미크론 변이가 상기도를 주로 표적으로 하다보니 소아청소년들에게는 다르게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야 수거난 인도 SAT병원 소아과 교수는 “2세 미만 아이는 기도가 좁아 감염 시 부종을 일으키고 (호흡곤란으로) 쌕쌕거리거나 천식 증상이 나타나거나 코로나로 인한 ‘크룹’(급성 폐쇄성 후두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감염이 경미한 경우는 짖는 기침이 특징이고 심하면 울 경우 특이한 소리가 난다. 평소 숨을 쉴 때도 휘파람 소리가 들릴 수 있다”며 “만약 이런 천명이 나타난다면 위험 신호다. 병원에 입원해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4일 사전 논문공개 온라인 사이트인 메디알카이브(medRxiv.org)에 게재했던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유행 시작 후 미국 시애틀아동병원에 크룹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소아청소년 환자 48%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전 델타 변이 유행 당시 해당 증상으로 응급실을 찾은 소아청소년 환자 중 코로나19 감염자는 2.8%에 불과했었다. 또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 유행 중 크룹 발병 사례는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기 전 이전 달에 보고된 사례의 거의 두 배였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크룹 환자들의 경우 원인 바이러스에 대한 검사를 따로 받지는 않지만 오미크론 유행 이후에는 코로나19 검출로 이어질 수 있는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에 대한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