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준결승 경기, 한국 황대헌이 캐나다 스티븐 두보아에게 사과하고 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자신의 실수에 과감하게 사과한 황대헌
13일 쇼트트랙 남자 500m 메달 사냥에 나섰던 황대헌(23·강원도청)은 준결선에서 탈락했다. 준결선 2조 주자로 나선 황대헌은 마지막 코너에서 추월을 시도하던 도중 스티븐 뒤부아(캐나다)와 부딪히며 가장 늦게 결승선을 통과한 뒤 실격 판정을 받았다. 경기 뒤 황대헌은 자신의 무리한 추월로 부딪힌 뒤부아를 찾아가 손을 내밀며 사과했다. 황대헌은 “캐나다 선수에게 미안해서 사과했다. 후회없이 미련없이 레이스를 펼쳤다”고 말했다. 뒤부아는 어드밴스로 결선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이 금메달을 딴 남자 1500m 결선에서 뒤부아는 “황대헌의 뒤만 보고 따라 갔더니 은메달을 땄다”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김민석(23·성남시청)은 자국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7위에 그친 중국 선수 닝중옌(23)을 위로하는 모습으로 관심을 모았다. 8일 김민석은 동메달을 딴 직후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경기장을 돌다 벤치에 앉아 고개를 다리에 파묻고 좌절해 있는 닝중옌을 발견하고는 옆자리에 앉아 다정히 그의 등을 토닥였다. 동갑내기인 둘은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로 통한다.
●저조한 성적에도 “나는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멀리뛰기 선수였던 김은지는 2017년 스켈레톤으로 종목을 전향했다. 2018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다. 김은지는 평창 올림픽에선 국가대표가 아닌 ‘전주자(트랙을 미리 타 상태를 점검하는 사람)’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만큼 태극마크가 간절했고 순위에 상관없이 자신의 이번 올림픽 마지막 경기에서 대표선수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의 품격 선보여
아일린 프리쉐 [서울=뉴시스]
●절망의 순간에도 품격 있는 소감 남겨
스노보드 간판 ‘배추 보이’ 이상호(27·하이원)는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대회전 8강에서 2014 소치 올림픽 2관왕인 36세 베테랑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빅토르 와일드에 불과 0.01초 뒤져 4강행이 좌절됐다. 꿈이 단 0.01초 차이로 멈춰선 것. 아쉬운 마음이 크겠지만 그는 품격 있는 올림피언 답게 소감이 남달랐다. 이상호는 “주위에서 기대하신 금메달을 갖고 오지 못했지만 그래도 후회가 남지 않는 경기를 하자는 제 개인적인 목표는 이뤘기 때문에 후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13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 오벌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 한국 대표팀 이승훈, 김민석, 정재원이 역주하고 있다.[베이징(중국)=뉴시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