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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대기업 사업 인수

입력 | 2022-02-15 03:00:00

국내 최대 호텔 세탁사 ‘크린누리’
의식주컴퍼니가 아워홈서 인수




국내 스타트업이 대기업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사례가 또 나왔다. 그동안 대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인수하는 게 보편적이라는 시각이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셈이다.

비대면 세탁 서비스 ‘런드리고’를 운영하는 의식주컴퍼니는 아워홈과 국내 최대 규모 호텔 세탁 공장인 ‘크린누리’의 사업과 설비자산 일체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인수 금액은 비공개다.

크린누리는 아워홈이 130억 원을 투입해 2018년 경기 파주시에 설립한 세탁 공장이다. 최신 자동화 세탁 설비와 전문가를 바탕으로 하루 최대 25t 규모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워커힐, 안다즈, 노보텔 앰배서더 등 국내 주요 5성급 호텔을 포함해 30여 개 호텔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호텔 세탁 업계에서는 식음료(F&B) 셰프웨어나 유니폼, 고객 세탁물 등 각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세탁물을 숙박 리넨 세탁물과 분리해 각각 다른 공장에 맡겨야 했다. 런드리고는 이번 크린누리 인수로 모든 세탁 과정을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조성우 의식주컴퍼니 대표는 “런드리고가 3년 만에 B2C(기업 대 고객) 시장에 혁신을 가져온 것처럼 B2B(기업 대 기업) 시장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세계 최고의 세탁, 의식주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이 이처럼 대기업 사업을 통째로 사들이는 행보를 보인 건 처음이 아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도 지난달 27일 삼성SDS와 홈IoT(사물인터넷) 사업 인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S의 홈IoT 사업은 국내 스마트홈 시장 1위로, 해외 16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이다. 부동산 거래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직방은 홈시어지, 셰어하우스, 주거 관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오고 있다. 직방은 보안과 집 유지·보수 등 주거 콘텐츠에 삼성SDS 홈IoT의 하드웨어를 결합해 스마트홈 허브로 키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이사는 “그동안은 스타트업을 성장시켜 대기업에 팔거나 상장하는 방식의 패러다임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경우의 수가 다양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