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애널리스트의 마켓뷰]외환시장 개방 검토, MSCI 편입 청신호

입력 | 2022-02-15 03:00:00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정부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해당 지수에 편입하게 되면 이를 추종하는 다양한 패시브 자금이 들어올 것이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국내 증시에 필요한 이유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는 매년 6월 발표된다. 현재 국내 증시는 MSCI 지수 내에서 선진국이 아닌 신흥국으로 분류된다. MSCI는 △경제 규모 △증시 규모 △시장 접근성 등 세 가지를 바탕으로 선진국 여부를 판단한다.

국내 증시는 경제 규모와 증시 규모만 본다면 선진국지수에 충분히 편입될 수 있다. 문제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다.

MSCI는 시장 접근성을 평가할 때 △24시간 거래 가능한 외환시장 △외국인 정보 확보를 위한 영문 공시 자료 △배당 기준일과 배당금 결정 등 글로벌 스탠더드 준수 △거래소의 데이터 접근성 등을 본다. 가령 국내 주식은 매년 12월 말 배당 기준일에 배당금 수령인이 정해지지만, 배당금 액수는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이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다른 부분이다. 공시 등 자료를 한글로만 제공하는 것도 외국인 정보 확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장 큰 문제는 외환시장 개방이다. 국내 증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반까지만 외환을 거래할 수 있다. 외국인들은 밤에 환전을 하고 주식을 거래해야 하는 셈이다. 이에 MSCI는 24시간 환전이 가능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왔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 1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외환시장 개방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가장 큰 난관인 외환시장 개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배당이나 공시 영문 제공 등의 문제는 법률 개정이 필요한 내용이라 정기국회 이전에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정부가 외환시장 개방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올해 6월 MSCI가 선진국 편입 국가를 발표할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MSCI는 국가 재분류에 시간적 여유를 둔다. 올 6월에 선진국 편입 후보 리스트로 분류되고 2023년 6월 선진국 편입을 발표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편입은 2024년 5월 말에 이뤄진다. 그러나 우선 선진국으로 분류되면 외국인 자금은 이전에 유입될 수 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번거롭고 비용이 많이 들지만 장기적인 국내 금융시장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남아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고 해당 지수에 편입된다면 국내 자본시장이 재평가받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