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포스트 연아’ 유영, ‘트리플 악셀’로 오늘 새 역사 쓴다

입력 | 2022-02-15 03:00:00

[베이징 겨울올림픽]
女피겨 싱글 쇼트프로그램 출전… 김연아 이후 8년만에 톱5 노려
“컨디션 좋고 점프 성공률 높아”… 김예림도 “준비한 것 다 보여줄것”



여자 피겨 유영이 14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 인근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점프 연습을 하고 있다. 베이징=원대연 기자 yeon72@danga.com


“올림픽은 소중한 시간이니 순간을 즐기고 만족하는 경기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남자 피겨 사상 첫 올림픽 톱5 진입에 성공한 차준환(21·고려대)은 아직 경기가 남아 있는 여자 피겨 선수들에게 이 같은 응원을 보냈다.

여자 피겨 유영(18·수리고)도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실내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에서 차준환처럼 한국 여자 피겨에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국 여자 피겨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피겨 여왕’ 김연아(32)가 은메달을 획득한 이후 톱5에 진입한 적이 없다. “다른 선수들의 연기는 신경 쓰지 않고 내 연기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유영의 각오는 이 같은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유영은 이번 올림픽에서 비장의 무기로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를 들고나왔다. 유영은 한국 여자 선수 중 공식 무대에서 최초로 트리플 악셀을 성공했고, 현재도 공식 무대에서 유일하게 뛴다. 세계적으로 이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선수는 일부에 불과하다.

14일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 훈련링크에서 베이징 동게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출전하는 대한민국에 유영선수가 연습을 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anga.com

지난달 올림픽 시험무대로 나선 국제빙상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트리플 악셀 점프를 시도하다 실패해 6위에 그쳤던 결과를 약으로 삼고 있다. 유영의 소속사 관계자는 “올림픽 이전에 열렸던 4대륙 선수권에서 부진한 결과로 멘털이 흔들렸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영은 오히려 그걸 약으로 삼아 더 집중력을 높여서 최근 컨디션이 좋고 점프 성공률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이징 출발 당일인 9일 새벽에도 경기 과천빙상장에서 한 시간 동안 훈련을 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올림픽을 대하는 그의 태도가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다. 유영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하고도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권을 언니들에게 양보했다. 그런 그이기에 올림픽 무대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영이 20일(현지시간) 에스토니아 탈린의 톤디라바 아이스 홀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출전해 연기하고 있다. 유영은 기술점수(TES) 35.20점, 예술점수(PCS) 32.66점 합계 67.86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탈린=AP/뉴시스]

톱5 진입을 목표로 하는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그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 가능성이 높은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출전하지만 이미 많은 심적 부담감을 안고 있어 제대로 된 연기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또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들 중 이번 시즌 그보다 최고점수가 높은 선수는 6명에 불과하다. 그가 트리플 악셀 점프를 성공하고 나머지 연기도 완벽하게 수행한다면 톱5는 꿈이 아니다. 그는 “베이징에 도착한 첫 이틀보다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김예림(19·수리고)도 15일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한다. 김예림은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