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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통령 “바이든 와달라” SOS… 한국기업 현지직원 철수

입력 | 2022-02-15 03:00:00

[우크라이나 일촉즉발]
젤렌스키, 러 침공 임박설에 다급… 바이든과 통화 “며칠내 방문” 요청
러에도 48시간내 긴급회담 제안… 백악관, 방문 요청에 논평 거부
러 “외교적 노력… 군사훈련 끝낼것”



심각한 젤렌스키, 서방에 지원 호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수도 키예프 대통령 집무실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문서를 읽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 방문을 요청했다. 키예프=AP 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공식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를 향해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의 48시간 내 긴급 소집을 요청했다. 이르면 16일 러시아가 대규모로 침공할 수 있다는 경고에 다급해진 우크라이나가 긴급 구조신호(SOS)를 보낸 것.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사태의 향방을 알 수 있는 결정적인 한 주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美 “외교 위한 시간 줄어들어”


젤렌스키 대통령은 “며칠 안에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주면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안보 없이 유럽 안보는 불가능하다”며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확고하게 보장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강력한 우크라이나 군대만이 우리 안보를 보장한다”고 말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백악관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요청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우크라이나 내 미국인의 즉각 철수령을 내린 상황이어서 사실상 거부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도 긴급 회담을 요청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장관은 13일 트위터에 “(미국 러시아 등) 모든 OSCE 참가국과 48시간 내 회담을 열고 우리 국경 및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력 재배치 관련 논의를 하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14, 15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와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잇따라 회담한다. 미국이 디데이로 제시한 16일을 앞두고 ‘최후 중재’에 나서는 셈이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외교를 위한) 시간이 확실히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의 공격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제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된) 뮌헨협정 당시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밝혔다. 뮌헨협정은 1938년 체코 국경을 보장하기로 합의했지만 다음 해 히틀러가 이 협정을 무시하고 체코를 병합했다.

다만 CNN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4일 “서방과 외교적 노력을 위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벨라루스에서 진행 중인 군사훈련 일부가 끝났으며 나머지도 곧 끝날 예정이라고 보고했다.



○ 현지 진출 韓 기업도 직원 철수


러 국방부, 군사훈련 장면 연일 공개 13일(현지 시간) 러시아 북서부 무르만스크 지역에서 군사훈련 중인 러시아군이 그라트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사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이날 공개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을 13만 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무르만스크=AP 뉴시스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면서 14일 현재 39개국 정부가 자국민과 외교관, 대사관 직원들을 탈출시키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노보예브레먀가 전했다. 일본은 이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고 현지 대사관 직원의 국외 대피를 결정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각각 현지 법인과 판매지사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 10여 개사 대부분이 이날까지 현지 직원 철수 조치를 완료했다. 외교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 우리 국민 281명이 체류 중이고 15일까지 100여 명이 추가로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니아 현지 언론 ‘우크라인스카야 프라브다’는 우크라이나 내 아홉 번째 부자로 알려진 올렉산드르 야로슬라프스키를 비롯해 다수의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정치인들이 전용기 등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하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