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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 지우자”…수원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논란 재점화

입력 | 2022-02-15 13:42:00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뉴스1


경기 수원시에서 ‘아이파크 지우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수원시 최초 시립미술관으로 건립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그 대상이다.

15일 수원시와 지역 미술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문을 연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개관 이전부터 명칭 문제로 미술계와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당시 시가 511억원 혈세를 들여 매입한 땅에 지어진 미술관 이름에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의 아파트 브랜드인 ‘아이파크’ 명칭을 사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였다.

현산은 수원시 권선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수원아이파크시티)를 개발하며 얻은 막대한 이익의 대가로 시에 미술관을 지어 기부채납(300억원)하기로 했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 시와 미술관 명칭에 ‘아이파크’를 넣기로 협의했다.

이는 염태영 전 수원시장과 정몽규 HDC그룹 회장 간 ‘구두 약속’을 통해 협약(2012년 6월)으로 이어졌고, 미술계 등의 수많은 반대 목소리를 저버린 채 끝내 강행됐다. 더욱이 미술관 1층에는 현대자동차 설립자인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을 기리는 ‘포니정 갤러리’도 조성했다.

당시 시는 현산으로부터 매년 2~3억원 상당 운영비를 받아내겠다는 명분으로 수원시의회를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와 시민들은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 인접해 건립된 시립미술관이 특정 기업의 홍보관으로 전락했다며 탄식했다.

이후 시간이 지나며 아이파크미술관 명칭을 둘러싼 논란은 점차 사그라들었다.

그러던 중 지난달 6명의 사망자를 낸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했고, 그 영향으로 아이파크미술관 명칭 논란도 재점화했다.

이득현 화가는 “현산이 광주 붕괴 현장에서 아파트 브랜드를 가린 것을 볼때 스스로 부끄러운 ‘아이파크’를 버릴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되면 현산의 수치를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감당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명칭’은 곧 ‘정체성’을 대표하는 첫 번째 요인이다.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관점에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김정렬 수원시의원은 “수원시가 아이파크 명칭을 고수하면서 거론했던 운영비 지원은 개관 후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아이파크’ 이름에 대한 시민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조만간 관련 조례개정을 통한 명칭 변경을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