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에 욕실 리모델링 시장 성장… 한샘바스 2년새 매출 33% 증가 “목욕하며 휴식 취하는 사람 늘어” 고가 보디케어 제품도 덩달아 인기
‘집콕’이 길어지며 욕실을 호텔식으로 꾸미는 리모델링이 인기다. 집 안 욕실에서 휴식을 취하려는 이들이 늘며 벽면과 바닥의 타일 무늬는 옅어지고 색감은 따뜻해졌다. 사진은 한샘 유로5 뉴트로모던 상품. 한샘 제공
한 씨처럼 최근 집 안으로 ‘호텔 욕실’을 들이는 이가 늘고 있다. 집콕 장기화로 욕실에서 휴식을 취하는 라이프스타일이 확산된 데다 호캉스 경험 대중화가 욕실 고급화 수요를 높였기 때문이다.
○ 집콕 장기화로 욕실 리모델링 붐
집 꾸미기가 욕실까지 번진 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데다 욕실에서 휴식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 생겨나서다. 한샘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반신욕 등 욕실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가 늘어 욕실 리모델링에 거리낌 없이 투자하는 추세”라며 “침실, 서재 등의 리모델링보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고 하루 만에 시공이 끝나는 데다 효과가 드라마틱해 인기”라고 말했다.
○ 호캉스 대중화에 깐깐해진 눈높이
최근 크게 확산한 호캉스 경험도 욕실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막히고 호캉스가 늘면서 집에서 여행 분위기를 내고 스파처럼 휴식을 취하려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은 해외여행 대신 호캉스를, 대중 사우나 대신 프라이빗한 호텔 스파를 즐겼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올 1월 3개월간 시그니엘 부산의 스파 예약률은 전년 동기보다 45% 이상 증가했다. 프라이빗 샤워시설과 휴식공간, 피부관리 서비스까지 갖춘 스파는 1시간 이용요금이 20만∼30만 원대에 이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객실뿐 아니라 호텔 스파 이용객이 코로나19 이후 전체적으로 느는 추세”라고 말했다.
욕실이 고급스러워지며 고가 보디케어 제품을 찾는 이도 덩달아 늘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입욕제, 보디워시 등 보디 제품 매출은 전년보다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어메니티로도 쓰이는 사봉, 딥티크 등 고급 브랜드 수요가 성장세를 이끌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욕조에서 분위기 내기 좋은 입욕제 매출이 크게 높아졌다”며 “호캉스로 경험한 10만 원대 이상 고가 브랜드 수요도 늘어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