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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게임사들 줄줄이 실적 급락… NFT 등 신사업도 ‘험로’

입력 | 2022-02-16 03:00:00

엔씨소프트 작년 영업익 54% 감소… 넷마블-넥슨도 실적 크게 악화
신작 흥행 기대 못 미치고 마케팅-인건비는 크게 늘어
블록체인 활용 P2E로 눈 돌려도 시장 과열-규제 리스크에 고민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재작년의 절반 아래로 떨어지는 등 국내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뚜렷한 흥행작이 없어 본업인 게임 부문의 실적이 부진했고, 신사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는 대형 게임사까지 대체불가능토큰(NFT), ‘돈버는 게임(P2E·Play to Earn)’ 등 신사업에 올인해 돌파구를 찾는다는 계획이지만 아직은 규제 리스크 등으로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752억 원으로 2020년(8247억 원)보다 54.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2조3088억 원으로 재작년에 비해 4.4% 감소했다.

앞서 9일 실적을 공개한 넷마블도 연결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1545억 원으로 2020년보다 43.2%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은 2조5059억 원으로 재작년보다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대폭 줄어든 것이다. 최근 넥슨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2745억 엔(2조8546억 원), 영업이익은 915억 엔(9524억 원)이었다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공시했다. 2020년에 비해 각기 6.3%와 17.9% 감소한 수치다. 카카오게임즈, 크래프톤 등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대형 게임사들의 동반 부진은 뚜렷한 흥행 신작이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월 출시한 ‘트릭스터M’과 8월 출시한 ‘블레이드&소울2’의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넥슨도 지난해 기대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중국 시장 출시가 무산된 바 있다. 반면 개발자 임금 인상 등으로 지출은 크게 늘어났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마케팅비가 2020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2826억 원이었고, 인건비도 18% 증가한 8495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게임사의 주력 게임장르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이 정체됐다는 분석 속에 게임사들은 올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P2E 게임으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넷마블은 지난달 말 방준혁 의장이 출시 준비 중인 게임의 70%를 블록체인과 연계할 계획이라고 직접 밝혔다. 대표 NFT 게임으로 ‘모두의마블’에 부동산 투자 기능을 결합시킨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를 출시하면서 P2E 게임 서비스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도 올해 P2E 게임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들이 공격적인 진출 계획을 내놓은 P2E 게임은 새롭게 문이 열리는 영역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P2E 게임에 대한 과도한 기대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P2E 게임 서비스가 불가능한 상황 등 규제 리스크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게임 ‘미르4’를 앞세워 지난해 P2E 게임 열풍을 일으켰던 위메이드는 9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다음 날 주가가 29.89% 급락한 바 있다. 2254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유동화 매출을 제외하면 게임을 통한 영업이익이 1004억 원에 그쳤다는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