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21]선거운동 첫날 ‘경부선 상행선’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9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 앞 유세차에 올라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유세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향하는 일정 내내 ‘유능한 경제 대통령’과 ‘위기 극복의 총사령관’을 강조하며 선거운동의 문을 열었다.
○ 李 ‘유능 대 무능’ 프레임 강조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이날 0시 첫 일정으로 찾은 부산신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들어서선 “갑자기 세월호가 생각났다”고 했다. 이 후보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던 기록이 남아 있는 곳이 바로 VTS였기 때문에 갑자기 떠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 洪·劉 향해선 ‘실용정치’ 손짓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이날 중도·보수층 표심을 염두에 둔 실용주의도 강조했다. 이 후보는 “좋은 정책이라면 (국민의힘) 홍준표(의원)의 정책이라도 박정희(전 대통령)의 정책이라도 다 가져다 쓰겠다”고 했다. ‘이재명계’의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유승민 전 후보 같은 분들은 굉장히 능력이 있지 않느냐”며 “정당이 다르더라도 국민 통합과 위기 극복 가치에 동의한다면 당연히 등용해야 한다”고 했다.이 후보가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통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이날 오후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국민이 더 이상 진영과 지역을 놓고 싸우지 않고 온 마음을 하나로 뭉쳐서 대한민국이 가진 모든 역량들을 국가 발전과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투여할 수 있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점퍼 대신 양복과 코트를 입고 유세장을 누볐다.
다만 지지율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윤 후보를 향한 날 선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유세에서 “13년 전 그 아픈 기억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다”며 “정치 보복이 없는 나라, 점쟁이가 아니라 과학과 합리에 의해 결정하는 나라를 만들 통합의 대통령은 누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9년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을 성토한 것이다.
부산·대구·대전=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