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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연 7% 시대’ 머잖았다…영끌족, 이자 걱정에 ‘막막’

입력 | 2022-02-16 06:16:00

서울시내 은행 대출창구에서 시민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News1


연초부터 대출금리가 급등하는 ‘금리발작’ 현상이 나타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이미 6%에 근접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와 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연내 7%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전날 기준 연 3.90~5.78%로 집계됐다. 작년 말(3.60∼4.98%)과 비교해 불과 한 달 반 만에 하단은 0.3%포인트(p), 상단은 0.8%p 오르면서, 최고금리는 6%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이는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5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말 2.259%에서 이달 14일 기준 2.794%로 0.535%p 치솟았다. 2018년 5월 이후 3년9개월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채뿐 아니라 최근 채권시장 금리는 국내외 물가 상승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통화 긴축 가능성 등이 반영되면서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1일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하루 만에 0.079%p 오른 연 2.343%로 2014년 9월 이후 7년 반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7∼5.23%(15일 기준)로 작년 말(3.71∼5.07%)과 비교해 올해 들어 상단이 0.16%p 더 올랐다.

변동금리 기준인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수신금리와 시장금리 상승 등에 따라 지난달 1.55%에서 1.69%로 0.14%p 올랐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이달 1.64%로 소폭 낮아졌지만, 자금조달 수요 감소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기준금리 인상(지난달 14일)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면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금리 오름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미국 연준이 긴축을 서둘러 올해 최대 5차례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추가로 0.25%p씩 2~3차례 더 올릴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 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해도, 현재 5% 후반인 대출금리는 연말엔 6% 후반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가산금리까지 더해지면 7%대에 이를 수도 있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등 준거금리에 은행 마진이 반영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은행 창구와 대출 관련 커뮤니티엔 이자 상환 부담을 토로하는 문의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금리가 1%p 오를 때 가계의 이자 부담은 연간 총 18조4000억원, 자영업자는 연 8조9000억원 불어난다.

주요 시중은행에선 금리 상승 부담을 덜 수 있는 장기 고정금리형 주담대 적격대출에 수요가 몰려 완판 행진이 벌어지고 있다. 적격대출은 주택금융공사가 은행 등을 통해 공급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고정금리임에도 일반 은행 변동금리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큰 흐름에서 볼 때 금리인상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대출 원리금을 소득 수준에 맞추는 등 당분간은 자금 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